-
-
산부인과 의사가 알려주는 V존의 모든 것 - 쉽게 물어보지 못했던 여성 건강 필수 상식 A to Z
알리사 드웩.로빈 웨스턴 지음, 신승미 옮김 / 니들북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여자의 몸은 여자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아야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 내 몸에 대해 얼마나 공부해봤을까? 내 몸과 내 상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살았을까?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여성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인해 여러 면에서 암묵적으로 '성'에 대한 억압, 그리고 '성' 자체에 대한 수치심을 내제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요즘에야 세상이 달라져 '성'에 대해, 그리고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픈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증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편안하고 당연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안에는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의도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나의 성과 몸에 대한 무지는 결과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에서 독서를 위해 이 책을 꺼내는 것 자체가 왜 부끄러운걸까? 책 제목이 민망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내 몸을 내가 알면 안되는 것일까?
이 책을 가지고 공부하기 전에 그런 편견부터 버려야겠다. 내 몸은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아야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탐독해야겠다. 두 딸들의 엄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여성의 몸을 그리고 여성의 뭄에서 가장 중요한 생식기와 성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얼마나 내 몸에 대해 무지했었나 깨닫게 된다. 책에서는 A부터 Z까지 알파벳에 해당하는 여성의 생식기와 성에 대한 주제를 다루며 사람들이 산부인과에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해준다.
출산 후 변화된 나의 몸을 보며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책에서는 출산 이후 달라진 몸의 변화를 놓고 저자는 그 해결법도 제시해준다.
"질이 원래 크기로 돌아갈지 아닐지는 아이의 크기만이 아니라 많은 요소가 영향을 준다. 분만 수술의 종류, 열상과 치료 여부, 호르몬 상태, 지금까지 출산한 아이의 수, 전반적 건강 상태와 유전, 케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지 여부가 있다. 질 분만을 하면 질이 출산 전보다 커지게 돼 있다. 이는 모든 질 출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를 낳을 때마다 탄력이 더 없어진다는 것이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럴 때 나는 케겔, 케겔, 케겔이라고 괴친다! 케겔 운동은 평상시의 상태와 똑같이 혹은 최대한 가깝게 돌아갈 수 있게 돕는다. 또 출산 후 질의 이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가지 도구도 있다."
또한 월경통이 나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50% 정도가 겪는 것이며 15%는 월경통이 심하다고 한다. 심할 경우 너무 고통스러워 며칠 동안 일상적인 활동을 제대로 못할 정도이다.
월경통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전기담요나 찜질팩을 사용하고, 미리 생각해뒀다가 월경 시작 하루 이틀 전에 애드빌 같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복용, 호르몬 피임법에 대해 의사에게 문의하거나 월경통을 유발하는 기저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175쪽)
월경 전 증후군(PMS)로 인해 신체적, 정서적 증상이 심할 경우, 일부 여성에게는 월경 전 불쾌 장애(PMDD)라는 것이 나타나 업무상의 관계나 개인적 관계에 상당한 지장을 준다고 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거나 요가, 명상, 호흡 운동 및 충분한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증상이 고조될 때 칼슘을 하루 1,200mg 복용하면 이 증상을 완화한다고 한다. 마그네슘과 비타민 B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단다.
생리 기간 중 이유 없이 화가 나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풀이 한 적이 있다. 남편에게 괜시리 짜증을 내서 신혼 초에 부부싸움을 했던 일도 있다. 남편은 왜 한 달에 한 번씩 꼭 그러냐며 의아해했다. 나 역시 내가 대체 왜 이럴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원인이 바로 월경 전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이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하니 PMS 증상으로 인해 오는 관계의 어려움, 정서적 불안함을 두고 죄책감을 갖거나 화풀이를 애꿎은 대상에게 한다든지 이상한 방법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겠다.
"너무 지나친 '청결'과 겉보기에는 도움이 되는 '위생' 제품이 사실은 세균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붕괴해서 가려움과 염증, 심지어 감염까지 일으킨다. ... 항생제, 질 세척, 향이 강한 비누, 염증이나 감염을 일으키는 기타 제품의 사용 때문에 방해를 받기는 하지만 당신의 질은 자연적으로 pH 수치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춰서 스스로 청결을 유지한다. 그렇지만 질의 냄새는 건강, 생활 방식, 체중, 식단과 직접 연관돼 있다. 악취 지나치게 많은 분비물, 가려움, 염증은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신호이지만 일부 질 분비물은 정상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204쪽)
"향기, 향수, 악취 - 외음부용 스프레이, 체취 제거제, 향기나는 탐폰은 향이 너무 많이 함유되서 알레르기 반응, 자극,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제품은 피해야 한다. 피부가 예민하다면 속옷을 빨 때 무향 세제와 무향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고 염료가 들어가지 않은 속옷을 고른다." (205쪽)
"파우더, 활석 가루, 유아용 물티슈 - 유아용 물티슈는 민감한 V에 아주 큰 자극을 준다." (206쪽)
"팬티스타킹, 속옷 - 진균과 세균은 축축하고 어둡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사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면 속옷(혹은 최소한 가랑이에 면이 대진 속옷)을 입고 팬티스타킹 착용을 피하면 질로 더 많은 공기가 통해서 감염과 염증을 예방할 수 있따. 더 좋은 방법은 특히 밤에 속옷을 입지 않는 것이다." (207쪽)
"팬티라이너, 생리대 - 이들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게 하고 감염과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생기 기간이 아닐 때는 착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향이 함유된 생리대는 피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특히 문제가 많다. 젖어있거나 축축한 생리대와 지속적으로 접축하면 발진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자주 갈아야 한다." (207쪽)
책에서는 영양과 건강을 위해 요구르트 주요 성분인 살아있는 균이나 유산균 보조제를 섭취하라고 말한다. 또한 과일, 채소, 통곡물, 크랜베리 주스나 보조제도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좋다고 말한다. 또 여성의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 - 당분이 다량 함유된 음식들 - 은 진균 감염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가공식품, 과자, 빵, 술, 탄산음료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185쪽)
여성의 몸은 누구보다 여성 자신이 알아야 한다. 여성의 몸은 굉장히 예민하고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강과 청결을 위해 누구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챙겨야 한다. 나의 생식기 건강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여성이 몸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들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 몸을 사랑해야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성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을 숨길 것이 아니라 더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위해 누구보다 여성인 나 자신이 가장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