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53호 2019.여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아시아 출판사에서 나온 계간지다. 2006년 창간되어 53호까지 발행되었으니, 벌써 13년이 넘었다. 아시아출판사를 들어보기는 하였으나 사실 어떠한 성격의 출판사인지는 잘 알지 못했었다.

잡지 <계간 아시아>는 아시아인들 상호간의 내면적 이해와 진정한 소통을 취지로 발행되고 있다. 그래서 전세계인들도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도 함께 번역이 실려있으며, 아시아의 작가들, 특히 전쟁, 차별 등의 사회 문제와 이슈를 다루는 작가들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의 성격만 보아도 잡지의 취지, 그리고 출판사의 방향성을 짐작해볼만하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주요 강대국들 작가들의 작품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강대국들의 작품을 통해서 얼마나 우리가 이 사회의 소외된 계층들과 차별에 대해 진지하게 진정성있게 고찰해볼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문화권 특히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았거나 현재까지도 여러 정치적, 성적, 종교적 박해가 존재하는 많은 나라들 속에서 숨은 진주와도 같이 작품을 통해 국제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저자들의 작품이 더욱 귀하고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인상깊었던 작가로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고 인도에서 다큐멘터리 작가 및 소설 작가 생활을 했던 '샤힌 아크타르'의 이야기가 실린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에세이였다.

그녀가 생활하는 문화권은 아직도 여성에 대한 인권이 억압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녀가 보고 듣고 직접 겪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이 그녀의 작품에 현실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녀의 소설 속에는 전쟁을 겪고, 군인들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목숨을 스스로 끊거나 혹은 몸이 자유해지더라도 생존을 위해 성매매 여성으로 전락하고 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여성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수자들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 속의 허구가 아니라 너무나 만연해 있는 현실이다. 우리가 외면한다고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역사적인 이 시대의 현실이다. 이러한 소설들이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두운 이면 불편한 현실을 굳이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을것이다. 인간은 몸과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들에 세상에 나오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고 국제사회에서 관심과 주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글에서 밝혔듯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 문제들이 당장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어떠한 의무감이나 개혁의 직접적인 목적성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소설 속의 허구같은 이야기가 그저 현실이라고. 그러한 현실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표면위에 떠오는 것일 수도 있다고.

그녀의 작품들과 같은 작품들이 나온다고 당장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지구 반대편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누군가는 생존 자체도 보장 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갈지도 모르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절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류 문학 뿐 아니라 비주류 문화권의 작품들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비효과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킬지 모를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아시아 출판사의 계간지의 역할이 더욱 막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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