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활의 설계 - 넘치는 정보를 내것으로 낚아채는 지식 탐구 생활
호리 마사타케 지음, 홍미화 옮김 / 홍익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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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접하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아무 생산성 없이 지나칠 때가 많다. 문득 드는 생각이 신선하다고 느끼지만 그냥 잡념이겠거니.. 하고 지나치고 잊어버릴 때도 많다. 저자는 그러한 잡념들도 나만의 개성이 더해진다면 지식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이란 새로운 정보를 만나는 자극을 즐기고 을 말한다. 또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반드시 학문적 목적이 아니어도 자신을 지적으로 자극하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좋다. 주변에 차고 넘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이 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17쪽)

 

지적 생활을 위해서는 세상에 널린 정보를 가지고 흔해 빠진 결론만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만이 느낀 경험을 세상에 내보이겠다는 각성을 해야 하며, 여기저기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접하더라도 나만의 독창적인 체험으로 확장하는 것, 그것이 지적생활이라고 이야기한다. (19쪽)

 

'타인과 같은 것을 읽으면 타인과 같은 사고방식밖에 만들 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우리들의 지적 생활도 받아들인 정보를 나만의 개성대로 편집하면 타인과 다른 것을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적생활의 축적은 고유한 개성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30쪽)

 

지적 생활이란 정보에서 받은 자극을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후 그것을 타인들에게 발신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말하기도 한다.

 

"만일 어느 특정한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소유하고 싶을 경우 그 분야에 존재하는 대표작을 200권으로 어림잡았을 때 하루에 몇 페이지를 읽어야 3년 안에 전부 읽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이 같은 계산은 그림을 그리는 종이, 관람 영화, 직접 만든 작품,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시간 등 모든 활동의 축적에 사용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매일 투입되는 작은 활동량의 차이가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는 사실을 인지하라. 이런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의 즐거움이 가득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50-51쪽)

 

저자만의 지적 축적 습관의 예로는 독서를 하면서 인용문을 모은다던가,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큐레이션을 만든다던가, 매일 어느 작품을 만들고, 매일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거나, 형태가 보이지 않는 '위화감'(즉, 먼 훗날 중요할 것 같은 정보나 지금은 답이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보존해두면 쓸모가 있을 것 같은 것)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 있다.

 

일본이 덕후의 나라이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삶을 누리는 것이 권장되고 발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덕후가 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자신이 몰입하고 좋아고 즐겨하는 무언가가 (저자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지식'이었던 것 같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산성이 있는 창조물, 혹은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결과물로 변모될 때 그 희열이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역시 기록을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지 기록을 해두는 것이 습관인지라 학창시절부터 모은 다이어리와 일기가 수십권이다. 또 블로그로 기록하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지적 생활'을 하기에 아주 좋은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두었다면, 이 책을 읽으며 한 발 더 나아가 나만의 개성이 있는 '지식' 또는 '재생산 혹은 재가공된 정보'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기록하고 저장한 메모, 글, 창작물이 어떠한 의미를 갖게된다면 하루하루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될 것 같다.

 

사물이나 현상, 정보를 접할 때에도 1차원적인 수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이것이 이 다음에 내가 쓸 책의 소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그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막 좋아해서 뜨겁게 열정을 불태우며 하던 일들 (나의 경우, 블로그, 독서, 서평쓰기 등)이 단순한 기록에 불과하고 어떠한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지겨워지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된 것 처럼, 나의 개성이 더해져서 누군가에게 '발신'되거나 오랜 기간 축적되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된다면 내 삶에 큰 보람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일상의 취미, 일상의 기록, 나의 잡념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시시한 생각일지라도 생각나는대로 앱에 저장하거나 메모로 기록해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저자가 알려준 노하우대로 저장하고, 분류하고, 회고하기를 반복하면서 목적이 있는 기록, 의미가 있는 축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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