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재미있는 미로찾기 대탐험 - 문제해결력과 집중력이 자라나는 익스트림 미로찾기
칼리스토미디어 편집부 지음, 최진선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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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떤 존재냐고 누가 내게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항상 동일하다. 책은 친구다. 항상 곁에 있어서 친구인 것도 있지만 친구처럼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야만 하는 존재로 여긴다면 지루하고 재미없고 멀리할 수도 있다. 책은 그냥 노는 것이다. 요즘처럼 펀 북들이 많은 경우는 더욱 놀기에 좋다.


스도쿠, 스티커, 컬러링, 드로잉, 미로, 로직, 종이접기, 만들기, 숨은 그림 찾기. 이 모든 종류의 책들은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 직접 해본 펀 북들이다.  펀북의 세계가 이토록 다양하고 재미나다는 것을 알면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도전! 재미있는 미로찾기 대탐험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은 미로찾기 책의 보고다. 기존에 내가 소장하고 있던 미로책은 흑백에 패턴별로 다른 형태였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좀 지루해보일 수도 있는 그런 형태였지만 이 책은 그럴 걱정일랑 고이 접어 넣어두면 된다. 총천연색 컬러로 인해서 그림을 보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 거기에다가 75개의 미로들이 있으니 두고두고 재미나게 놀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미로라고 해서 다같은 미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출발과 도착만 있는 미로와는 다르게 이 책에는 미션을 주고 있다. 출발해서 어떤 아이템들을 꼭 찾아야 한다는 그런 종류의 미션들이다. 단순함을 벗어나서 조금 난이도를 높였다면 이번에는 더 어려운 단계에 도전할 차례다. 그것은 바로 입체 미로이다. 교차되는 지점이 생기는 미로를 만들어 둔 것이다. 몇 군데만 겹치는 것도 있지만 미로의 전 부분이 다 겹치는 형태의 미로도 있어서 꽤 난이도가 높다. 그림 상으로 밑으로 겹쳐지는 것에는 명암을 넣어서 구분해 두었으니 헷갈리지는 않는다. 특히 이런 입체는 제목에 3D라고 표시를 해두었기 때문에 먼저 골라서 해 볼수도 있고 다른 미로를 먼저 해 본 다음에 익숙해지면 나중을 위해서 남겨둘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미로가 가장 어려웠다. 그냥 길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어디에서 어떻게 연결을 해야지만 도착 지점으로 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상층으로 가거나 하층으로 가는 것이 나뉘어져 있어서 아무거나 탈 수도 없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로찾기 대탐험이라고 적혀져 있지만 꼬마 아이들이 하기에는 난이도가 있는 편이고 적어도 초등학교에는 들어갈 정도의 학령기 아이들이 보면 가장 좋아할만할 것이라 생각된다. 절대 유치한 그림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른들이 해도 즐겁다. 한번 보고 팽겨쳐 버리는 그런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볼 책이다.

매일 게임만 하고 영상만 보는 자녀가 있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이 책을 사주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흥미를 보이며 즐겁게 놀 수 있는 펀 북이 될 것이다. 아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같이 해도  재미있겠다. 출발과 도착 지역에서 시작해서 각각 누가 먼저 많은 길을 가느냐를 시합해보는 것도 재미 아닌가. 잔소리는 그만. 이제 이 책이 부모님들에게는 평화를 줄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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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인류의 재앙과 코로나를 경고한 소설, 요즘책방 책읽어드립니다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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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끔씩 깜짝 놀라곤 한다. 이미 오래전에 쓰여진 이야기가 지금과 똑같은 상황을 나타낼때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인데 우한이라는 지명이 언급되고 그곳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되는 [어둠의 눈]을 읽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이것이 미래에 관한 예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더랬다. 그런 느낌은 바로 이 책 [페스트]를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보에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봉쇄하라'고 적혀 있었다. (85p)

처음에는 별 것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도 그랬고 오랑시의 사람들도 그랬다. 단지 쥐 한마리 아니 몇 마리를 본 것 뿐이었다. 우리는 그냥 환자가 몇 명 나온 것뿐이었다. 그게 전부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번져 나가는 질병은 결국 도시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바이러스가 옮겨질까봐 편지도 보낼 수가 없었으니 그나마 영상통화가 가능한 지금이 더 낫다고 해야 할까.


오랑시에서는 특히 피해가 심한 구역을 격리시키고 직무상 불가피하다고 생각되는 사람 말고는 외출을 금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217p)

도시가 문을 닫았으니 당연히 그 도시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동을 할 수가 없다. 다른 시로 갈 수가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주지 안에서도 자유스럽게 오갈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 사이에 바이러스가 퍼질 거리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적어도 2미터를 간격을 유지해야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대비책이다. 그나마 외출금지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환자들은 가족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었으며 의식 또한 밤샘이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결국 저녁나절에 죽은 사람은 그대로 송장이 되어 혼자 밤을 넘기고, 낮에 죽은 사람은 지체 없이 매장되었다. 물론 가족에게는 알리지만 대개 그 가족도 만약 환자 곁에서  살았다면 예방 격리는 당하고 있었던 터라 움직일 수가 없었다. (222p)

지금은 사망자 수는 많지 않지만 한때는 마구 늘어나기도 했었다.  가슴 아픈 사연들도 있었다. 부모가 코로나에 걸리고 그대로 사망한 경우 자식들은 마지막 얼굴도 못보고 그대로 영영 이별인 것이다. 바이러스가 퍼질까봐 마지막도 보지 못하다니 거기다가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것도 소설 속의 이야기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작가는 이런 사태가 올 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


차라리 지진이었다면! 한번 와르르 흔들리고 나면 끝날 텐데...... 그리고 죽은 사람 수와 산 사람 수를 헤아리고 나면 그걸로 끝난 거니까요. 그런데 이 망할 놈의 병은 글쎄!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까지도 생병을 앓게 된다니까.(148p)

이 문장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했다. 물론 그렇다고 지진이 와야 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연 재해는 비록 피해는 있을지언정 지나간다는 것이 있지 않은가. 태풍도 지진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라는 것은 다르다. 인간보다도 생명력이 질긴 바이러스는 오히려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삼아서 더욱 기승을 부린다. 변이되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나기도 한다. 그러니 자연재해보다도 훨씬 더 질기도 무서운 존재인 것이다. 거기다가 병에 걸린 사람들 말고도 다른 사람들까지도 혹시나 전염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되니 저 말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때까지 페스트에 관한 모든 뉴스에 대해서 그렇게도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던 그 사람들이 이제는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242p)

작년 초 시작된 코로나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신경이 바짝 날카로와져 있었다. 어디에서 환자가 나왔다고 하면 동선 하나하나까지 파악을 하고 혹시 내가 갔던 곳은 아닐까 두려워하며 일일이 찾아봤었다. 그런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이제 일년이 넘어가고 있으니 무뎌져 가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한 두사람 아니 열 댓명까지 나올때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환자가 나왔는지 우리 동네에서 나오지는 않았는지 찾아봤지만 시간이 지나자 알려주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났고 당국에서도 자세한 동선을 알려주는 것을 피하게 되었다. 새상활 보호라는 이유로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어디선가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당신은 어느만큼 관심을 두고 있는가.


오래 전 나왔던 소설이 어지나 우리네 상항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혹시나 이 작가가 예언자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사실일리는 없지만서도 말이다. 그가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현실화되었다. 그럴 바에는 조금은 더 나은 상상을 해주었다면 하는 쓸모 없는 바람을 가지게도 된다. 다행인 것은 이 페스트라는 소설의 희망적이게 끝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언제 왔는지 모르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같은 존재의 코로나가 자고 일어나면 하루아침에 싹 하고 사라져 있기를 그런 허황된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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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동물
황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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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황희작가의 신작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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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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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라진 그 밤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궁금증을 자아내는 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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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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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엘리 무엇일까요? (460p)


 

 이 아이가 누구일지 가장 쉽게 알고 싶다면 아니 가장 단순하면서도 있는 사실 그대로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의 딱 한부분만을 보면 된다. 그것은 460페이지이다. 인물을 알아맞히는 게임입니다 하면서 텔레비젼의 프로그램을 흉내내서 말하는 그 모든 문장은 엘리를 가장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 아이가 바로 엘리다.


 

슬림 할아버지는 내가 아이의 몸에 어른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14p) 

감옥에서 탈출한 슬림 할아버지가 엘리와 오거스트를 봐준다. 뭐 돈을 주고 아이를 봐주는 개념의 그런 베이비 시터가 아니다.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은 언제나 다른 이웃이 돌봐주게 되어 있다. 그런 개념에서 본다면 이 슬림 할아버지는 적절하지 못한  선택인 것 같으면서도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할아버지가 있을 때는 엘리가 행복했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오거스트라는 형이 있다. 형은 모든 것을 다 알아듣고 공부도 잘하지만 단 한 가지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손으로 허공에다 대고 쓸 뿐이다. 그 모든 것을 알아듣는 사람도 바로 엘리다. 엄마는 있지만 마약에 절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형제는 스스로를 돌본다. 아빠는 같이 살지 않는다. 엄마와 함께 사는 남자는 엄마에게 마약을 대준다. 그야말로 최악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들이다.


 

여기에 최악의 최악의 최악이 하나 더해진다. 그것은 끔찍스러울 정도지만 오히려 선혈이 난무한다기 보다는 분명 협박인데도 불구하고 조용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집을 침입한 사람들. 엄마를 때렸고 함께 살던 라일 아저씨를 잡아갔고 형을 협박했고 그리고 이제는 엘리의 손가락에 칼을 대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엘리는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늘 밝고 명랑하고 쾌할하게 보인다. 그래서 아마도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와 비교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책을 읽었다. 제제는 뽀르뚜가 아저씨가 있었다. 그것이 그를 지탱해주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라임 오렌지 나무 밍기뉴가 그 아이의 희망이었다. 여기 엘리에게는 슬림 할아버지가 있었고 말을 하지는 않지만 형이 있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엘리는 살아갈 수 있었을까. 슬림 할아버지는 병원에 있고 사건이 일어난 후 아이들을 아빠에게 보내진다. 이제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이 형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낚싯대를 잡아강기는 동시에 릴을 감는다. 오랜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일정한 리듬에 맞춰서 . 단호하게. 가차 없이. 괴물이 지쳐가고 있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357p)


 

엘리가 할아버지와 함께 잒시를 간 장면은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킨다. 고작해야 십대 초반의 아이. 이 아이가 감당해야 될 것은 너무나도 무겁고 힘들다. 그것을 암시라도 하듯이 작가는 이 아이의 낚싯대에 엄청나게 큰 고기를 걸어주었다. 노인이 바다에서 힘겨운 투쟁을 하듯이 엘리도 만만치않게 힘든 싸움을 한다. 노인은 바다에서 낚시에 성공은 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엘리는 어떨까.


 

형은 무릎을 꿇고 오른손 검지로 달 웅덩이에다 완벽한 흘림체로 세 단어를 썼다.

'소년, 우주를 삼키다.' (23p)


 

전반적으로 엘리는 현실적이게 그려지는 반명 형인 오거스트는 몽상적이게 그려진다. 그래서일까 그가 하는 말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가 썼던 세단어. 소년 우주를 삼키다. 여기에서의 소년은 아마도 엘리가 아닐까. 우주를 몽땅 삼켜버릴 정도의 대담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우주를 다 삼켜버려서 자신이 곧 우주가 되는 그런 광활하고 넓은 의미로 이해해 볼 수도있을 것이다. 이 세단어는 엘리와 오거스트 그들 형제의 비밀스러운 암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우주를 삼키고 있을까 아니면 벌써 삼켜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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