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에 학교를 가 본 적이 있는가? 학교처럼 무수한 괴담이 떠도는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학생들이 선생들이 그리고 일하는 모든 교직원들이 다 빠져나간 학교는 으스스함을 자아낸다. 지금은 많이들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옛날에는 학교마다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서 있는 동상들이 그리도 많았는지. 그래서인지 그런 동상들을 활용한 장르물도 꽤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역사 판타지 소설로 분류되는 이 소설은 비단 어른들 뿐 아니라 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소설로 지정되어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주인공이 다 고등학생이기에 더 동질감을 가지고 읽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가장 암울했던 그 시기를 꿰뚫는 이야기이기에 소설을 통해서 함께 느끼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그냥 재미로 후루룩 읽어버리고 마는 소설이 아니라 무언가 깊게 남아 있는 그런 이야기이기에 더 많은 십대들이 이 소설을 읽었으면 한다.

공군사관학교를 가고 싶었던 기웅이, 경찰대학을 가고 싶은 은서 그리고 문창과를 가고 싶었던 나. 축그공에 맞은 게 원인이 되었고 그로 인해 최면을 하게 되고 통학하는 시간이 아까워 학교에서 자겠다는 기웅이와 나는 그렇게 학교에서 밤을 보내려 했지만 기웅이는 알바로 인해서 못 오고 결국은 나 혼자 학교에서 자게 된다. 그날 나는 일본도를 차고 있는 그를 보게 되고 시계 종소리와 함게 그곳으로 들어간다.

아주 흔한 타임슬립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건 너무 식상한데 하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순간 #표시가 붙은 다른 폰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중에 나오지만 이것은 풍물패와 연극부와 문예부가 함께 하는 공연이다. 실제로 이런 공연을 하는 학교가 있을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 이런 공연이 현실화되면 그야말로 근사하겠다하는 생각은 가져본다.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꼭 미친듯이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도 나름대로 축제가 있는데 유명 가수들이 와서 노래를 하는 것도 좋고 놀이동산을 가서 하루 노는 것도 좋겠찌만 이런 연합 공연이야말로 고등학생 시절을 추억하는 아주 근사한 추억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동아리가 각기 자신들의 장기를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하나로 함께 했기에 더욱 큰 대규모의 공연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일단 일을 벌이기 싫어하는 교사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고 연습을 해야 하는 시간을 빼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들 수업에 야자에 학원에 눈코 뜰 새없이 바쁜 나날일 테니 말이다. 본문 속에서 이 주인공들은 고2다. 그때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러번 또 말하지만 충분히 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만약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너무 무리다 싶으면 대학에서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아니 해야 한다고 본다. 아니 이미 비슷한 공연이 있으맂도 모르겠다. 안중근 같은 그런 공연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가 역사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소설인만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읽는다기 보다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 맞을 것이다. 흥미를 북돋우기 위해서 읽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고2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친구들이 태반인데 비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일 일찌감치치 정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순조롭게 다 이루어지지는 않느다.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법 또 다른 길로 가서 하면 되는 것이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런 밤의 학교다. 밤의 학교에서는 마법이 이루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재미난 책을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을 묵히고 읽거나 잘라 읽으면 그건 책에 대한 모욕이자 죄 짓는 짓이다. 진짜. 이 책은 판형마저도 아담하고 페이지도 한번에 읽기 닥 좋은 350여쪽이다. 그야말로 그냥 줄곧 내쳐 읽어라 하고 등 떠다 밀어주는 그런 책이다. 그런 이야기이고. 거기다 프리다 맥파든이 아닌가. 나 이 작가 이야기 좋아한다.

폭설이 내리는 날 자기네들이 살 집을 보겠다고 나선 이선과 트리샤.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다 겨우겨우 도착한 집. 중개인이 보여준다는 집 치고는 먼지가 가득 쌓인 것은 어째 좀 이상하긴 하다. 밖에서 2층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그들이 들어갔을 때는 꺼진 것도 이상하고. 차는 눈밭에 빠졌고 제설차는 올 생각도 없고 휴대폰도 안 터지니 어쩌겠는가 이 집에서라도 머물러야 할 밖에. 분명 빈집이라고 했는데 유통기한이 남은 음식들도 발견된다. 적어도 굶어죽진 않겠다.

트리샤는 혼자서 책을 구경하다가 이 집의 숨겨진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이 집의 주인인 정신과 의사가 녹음해둔 테이프들을 찾아낸다. 몇년 전 실종된 의사. 경찰은 남자친구를 용의자로 보고 살해되었다고 했었는데 이 곳은 그녀의 집이었다. 트리샤는 왠지 모를 기분나쁨을 느끼지만 그와는 또 별개로 이 테이프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선 몰래 하나씩 들어보기에 이른다.

에이드리언의 과거와 트리샤의 현재 이야기가 교차로 편집되면서 중간에 테이프의 내용이 들어 있는 형태로 전개된다. 이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은 스릴러에서 많이 쓰이는 기법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면서 숨겨두었던 미스터리가 드러나고 무언가 의심쩍은 이야기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흔한 기법이지만 그것을 독자들의 입맛에 딱 떨어지게 조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걸 해내는 것이 맥파든이다. 같은 재료라 할지라도 초보자나 쉐프냐에 따라서 음식의 완성도가 다르듯이 말이다. 순식간에 휘몰아치는 이야기는 어느새 끝나버려 아쉬움을 남긴다. 네버 라이.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할 상대는 또 누구인가.



#프리다맥파든 #소설신간 #책추천 #소설추천 #네버라이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마
나혜원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 작가다.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인 경우 기대감보다는 무언가 묵직한 부담감과 긴장감이 느껴진다. 무슨 내용일까 뭘 말하고 싶은 걸까 어떤 전개일까 엔딩은 어떻게 되고 어떤 느낌으로 읽혀질까 등등 생각이 많아진다. 내용이 죽 연결되는 장편의 경우 첫 느낌이 별로여도 읽다 보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단편은 그렇게 변할 기회도 없을 때가 많아서 첫느낌이 그대로 끝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 이 작품은 한국 작가의 단편집이다.

표제작인 해마를 포함해서 여섯 편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관통하는 주제는 상흔이었다고. 상흔의 뜻을 명확히 알기 위해 찾아본다. 상처를 입은 자리에 남은 흔적.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나으면서 원래대로 회복이 되지 않고 남아버린 것을 뜻하다보다. 보통 작은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어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 같은 큰 상처라던가 나이 들어 생긴 상처들은 겉으로 다 아물어도 아무 일고 없었다는 듯이 표면이 매끈해지지는 않는 때가 많다. 그런 이유로 내 몸 곳곳에도 상흔이 남아 있다.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상흔은 어떤 것들일까.

엄마를 죽였다는 아이. 변호인은 그녀를 만나 자초지종을 듣는다. 부모가 이혼을 하고 아빠와 남아 버린 아이.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던 엄마. 아빠의 죽음으로 아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되는데 참 그 정신병이라는 것이 그렇더라. 아이 입장에서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을 거고. 그래서 그런 결정을 했나 싶기도 하고. <변호할 권리>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그 아이에게 허용이나 될런지 하는 여운이 계속 남는다.

정신병이 부각되었던 첫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상흔>이라는 두번째 이야기는 아예 나는 정신병자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이 이야기 모두가 설마 정신병에 관련된 것은 아니겠지. 장르소설에서 정신병으로 인해 여러 인격이 대두되거나 정신병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거나 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을 별로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예민하게 받아들인게 된다.

표제작인 <해마>는 제주 여행을 가는 주인공이 나온다. 처음 갔던 폭포에서 한 여자를 만나는 나. 그렇게 그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큰 트렁크를 들고 있던 그녀. 차에 싣지도 못할 만큼의 크기에 들어 올리지도 못할만큼의 무게. 대체 그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어있던 걸까. 당신이 생각하는 거 그거 맞을 거다.

<마리모>라는 이야기는 진짜 마리모가 나온다. 그리고 체리새우도 나온다. 같이 넣으면 잘 살까? 이야기 속에서는 잘 산다고 했지만 주인공은 한번의 합방에 실패한다.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번번히 떨어지던 주인공은 하나의 사건을 터뜨린 그를 만나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게 된다. 그 인연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아귀마을>. 자살을 하기로 작정을 하고 같이 죽을 누군가를 찾아서 만나기로 한 그. 막상 나온 것은 그가 아는 인물이었다. 엄마의 모습을 찾아 헤매던 그는 어디서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해방> 국어선생이던 그는 갑작스런 병으로 언어 능력을 잃고 장애를 가지게 된다. 그는 어디서 해방을 찾을까. 여러 편의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다 상처투성이인 주인공들이 등장을 하는 듯이 보인다. 제대로 된 가정보다는 깨진 가정이 많고 이혼을 하거나 불륜으로 인해 나뉜 가정들. 그런 가정 속에서 성장을 한 사람이 다 잘못된다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편견이지만 그런 식으로 보게 된다.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소담 클래식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항상 이들의 작품이 헷갈린다. 러시아 문학가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러한가 보다. [안나 카레니나]와 [부활]로 대표되는 톨스토이. 그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표제작을 포함해서 일곱 편의 이야기다. 표제작은 워낙 유명해서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였고 <바보 이반>도 언젠가 한번쯤은 정확하게 읽은 적이 있다.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하는 이야기도 잘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어느 책인가에서 읽은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새롭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표제작에서는 미하일이라는 천사가 등장을 한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의 내용은 성경상에서 차곡차곡 알곡을 모아 쌓았지만 다음날 하나님이 그 생을 가져가버리시는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이런 식으로 여기의 단편들은 종교적인 색채가 좀 진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해설에 따르면 복음서의 내용을 일반 대중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민화를 많이 썼다고 한다. 여기 나오는 이야기들이 다 그런 장르에 속한다고 본다면 그가 이런 형식의 이야기를 왜 썼는지가 이해된다.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농민들 교육을 받지 못한 그들을 위해 학교를 지었던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게 이야기를 풀어봐야 뭐하는가. 읽을 사람이 읽지 못하면 그뿐인 걸.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런 이야기를 적은 것이 아닐까 한다.

<촛불>의 내용은 그저 일만 하는 선량한 농부와 관리인의 힘겨루기가 등장을 하는데 그는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았으니 일방적인 견제라고도 볼 수 있겠다. 너가 아무리 그래봐라 내가 눈깜빡이라도 하나보자라는 듯이 묵묵하게 일만 하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지금 방송중인 드라마의 무쇠라 불리는 캐릭터를 닮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복이 내리고 그를 괴롭히는 관리인에게는 벌이 내릴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무엇 때문에>라는 다소 통속적으로 보이는 제목에서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딸만 둘인 집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큰 딸은 당연히 자신에게 청혼을 할 것이라 여기며 머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그는 아무런 말 없이 떠나버렸다. 알고 보니 그는 큰 딸인 아닌 작은 딸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직 열다섯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설정을 보니 지금 미성년자와 사귀었네 마네로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한 배우가 생각이 났다. 그 옛날 소설 속에서도 이럴진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가 의문이 든다. 후반부로 가면서 추방되어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를 찾아서 떠난 그녀의 이야기가 부각이 된다.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듯 했으나 아이들이 병에 걸려 죽고 결국 남편을 탈출시키기로 한 그녀. 그녀의 계획은 성공을 할까. 그녀는 왜 무엇 때문에?라는 문장을 외치게 되었던 것일까. 이미 알고 있던 표제작보다도 처음 보았기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일본 소설 코너에서 보이는 두꺼운 책이 있었다. 그것도 두 권으로 구성된 책. 몇번이나 읽을까 말까를 고민하게 만들던 그런 책이었다. 그 책의 저자가 바로 이 텐도 아라타이다. 텐도 아라타의 책을 처음 읽어보는 것은 아닌데 이 책은 내가 걱정하던 그런 류의 근심을 싹 씻어준다.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게 눌러주는 것으로 유명해서 분명 알고는 있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내가 읽은 책은 [영원의 아이]와 [애도하는 사람]이었고 후자가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은 다르다. 엄청난 속도감으로 인해 읽기 시작했는데 벌써 끝났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만큼 몰입감이 대단한 그런 소설이다.

한 구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남자다. 알몸이다. 묶였다. 검시를 행한다. 별게 없다. 단지 사인만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스톱. 그 피해자를 보던 형사 시바가 이야기를 한다. 왜 강간검시는 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만약 시체가 여자인 경우에 더군다나 알몸으로 발견이 되었다면 필히 행해졌을 검사였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그의 말대로 실제로 검사한 결과 항문에서 보지 못했던 증거를 찾아낸다. 눈에는 눈. 이 글귀를 본 피해자의 아내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절했다.

이 책을 읽었던 읽지 않았던 잘못된 일이라면, 잘못한 일이라면 그냥 사과 좀 하자. 그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사죄하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도 듣지 않는가. 만약 처음 사건이 발생을 하고 그들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진정어린 사죄를 했더라면 이 모든 일은 필히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가해자들은 사과는 커녕 뉘우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부모가 감싸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일을 빨리 끝내놓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러 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그들의 머리 속에는 대체 뭐가 든 것일까.

예전에는(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성과 관련된 사건의 경우 아들의 부모들은 딸의 부모들에게 큰소리친다고 한다. 우리 아들도 잘못이 있지만 당신에 딸이 꼬드겨서 그렇게 된거라고 말이다. 옛말에는 딸가진 죄인이라는 말도 있지 않았던가. 분명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왜 여자라는 이유로 숨어서 살아야 하고 당당하지 못해야 하는가. 가해자들인 남자들은(요즘은 역으로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도 모르고 당당하게 구는데 말이다. 본문에서는 남편을 부르는 단어를 고치라고 한다. 지금도 일본에서 남편을 주인이라고 칭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왜 남편을 주인이라고 부르는가. 아내가 무슨 노예도 아니고 말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단어가 자신을 규정한다는 말이다.

굵직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시바와 구라오카라는 특징적인 캐릭터로 인해서 확 재미가 붙는다. 서로 다른 캐릭터가 주는 케미다. 거기다 요다까지 더해지니 삼합이 아주 짝짝 들어맞는다. 이 캐릭터들 여기서 한번만 써먹기는 너어무 아깝다. 다른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안되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