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괴이 비채 미스터리 앤솔러지
조영주 외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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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르소설가들의 작품을 한 권으로 만끽할 수 있는 앤솔러지가 비채에서 나왔다. 사실 앤솔을 막 크게 환영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여러 작품들이 모여 있는 특징이 있어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보면 조영주 작가가 먼저 나서서 다섯 명의 작가들에게 함께 하자고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읽었던 앤솔러지는 조영주 작가가 주축이 된 작품이 많긴 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작가들이 자신의 직업군을 반영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바리스타나 기자 등 자신의 현직이나 전직 직업들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나오며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해병대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서문에서는 십자가를 주요 테마로 잡았다고 적혀 있지만 어떻게 보면 십년 전 있었던 십자가 사건이 그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자살로 결론지어졌던 사건이었다. 한 남자가 십자가에 달린 형태로 죽음을 맞았다. 어떻게 혼자서 그런 형태로 죽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경찰에서는 여러 과정을 거쳐서 최종 자살이라고 결론을 냈고 그래도 여전히 미스터리 하다. 그런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가지를 쳤다.

첫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를 그대로 적은 듯이도 느껴진다. 앤솔러지를 준비하던 나는 영감을 찾아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작가 자신이 직접 겪었던 증상들과 치료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사실감이 도드라지는 이야기다. 두번째 이야기는 딸을 잃은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이런 설정은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에서도 본 듯 하다. 딸이 범죄 사건의 피해자가 되자 아버지가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다. 얼마전 다시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세부적인 설정들이 비슷하게 여겨졌다. 세번째 이야기는 최근 [촉법 소년 살인사건]으로 다시 보게 된 전건우 작가의 작품이다. 십자가 사건을 조사하는 작가와 편집자가 주인공이다. 다른 책에서 편집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생경한 느낌이 들면서도 신선한 접근이었다.

네번째 이야기는 뭐라 하나로 규정하기가 참 어려웠다. 찾아보니 내가 이 작가의 책을 다섯 권이나 읽었더라. 제일 처음 읽었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워낙 강한 인상을 주어서 그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임당, 그리움을 그리다] 같은 따스한 작품도 읽어본 적 있었다. [나쁜 하나님]이나 [반인간선언] 등 다른 작품들은 조금 어렵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그런 느낌이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성경 상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은 다섯번째 이야기는 두 개의 십자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취재하고 기자가 등장을 한다. 세번째 사건은 발생을 할까. 마지막으로 <파츠>라는 독특한 단어를 제목으로 삼은 이야기는 일단 제목부터 궁금해지게 만든다. 사람을 하나의 파트로 본다는 설정이 독특했다. 시간마다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선택을 받은 자들의 죽음. 그들은 과연 선택을 받은 것일까 저주를 받은 것일까.

여기 나온 여섯 명의 작가들의 다른 작품을 다 읽어본 적 있다.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은 작가도 있었다. 작품들이 다 작가들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누가 봐도 아 이 작가의 작품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그런 특색있는 작품들을 하나의 책에서 만날 수 있었서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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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 사건 요다 픽션 Yoda Fiction 6
전건우 지음 / 요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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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런 가독성에 스릴을 겸비한 이야기가 전건우였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책이다. 전건우라는 작가의 이름은 호러 장르에서 더 유명한지 몰라도 [살롱 드 홈즈]를 비롯해 추리소설에서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장르소설을 잘 쓴다. 다른 건 다 둘째 치고 잘 읽힌다. 소설의 목적은 재미와 흥미다.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 잘 읽힌다는 것은 소설이 가진 가장 본래의 목적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 이런 사회성을 드러내는 것이 전건우였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책이다. 그저 단순하게 흥미와 재미만 쫓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부분을 건드려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소재에 대해서 한번쯤 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촉법소년은 최근 들어 꾸준하게 언급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예전과 다르게 그런 점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고 지금의 사회가 예전의 사회와 과히 똑같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 퍽력의 가해자였던 중학생들이 시체로 발견된다. 잔혹하기 그지 없게 잘려진 형태다. 연속적으로 저질러진 범행에서 그들을 묶어 주는 것은 그들이 함께 저질렀던 그 사건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연쇄살인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소리다. 거기다 범인은 네번째 범행까지 예고했다. 납치다. 범인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가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연쇄 살인과 유튜브 방송 그리고 납치와 촉법소년에 학교 폭력까지 정말 많은 이슈들이 한거번에 버무려졌다. 하지만 그것이 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으로 보아 어느 정도 초반부에 범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았다. 이미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왜 그런지도 알겠다. 추리 소설의 흥미는 범인을 찾거나 왜 그랬는지를 찾거나 어떻게 그랬는지를 찾는 것이 전부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안다 하더라도 충분히 흥밋거리를 던져준다는 소리다. 전건우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고 싶었다. 이것으로 어느 정도 목마름이 해소가 되었다. 살롱 드 홈즈의 후속편도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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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의사가 경고하는 눈 건강에 치명적인 습관 39가지 - 시력 저하, 녹내장, 백내장, 노안까지 예방하는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황성혁 옮김 / 인라우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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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이 텔레비젼밖에 없던 시절에 비해서 컴퓨터나 핸드폰 각종 탭 등 우리 눈은 지금 볼 것이 너무나도 많다. 그 소리는 결국 혹사 당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이 눈 건강에 대해서 예전보다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특히나 안경을 쓰는 것이 거의 당연시 되어 버린 이 세상에서 눈이라는 존재는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 그런 장기 중에 하나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눈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까.

이 책은 현직 안과의사가 쓴 책이며 진료를 희망하는 사람이 일본 전역에 있을만큼 실력있는 의사이다. 그런 저자가 쓴 이야기는 솔직히 목차만 살펴봐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며 정확하게 나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 상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내용도 있는가 하면 어? 이런 것은 잘못 알고 있었네 하는 그런 내용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녹색을 자주 보는 것이 눈에 좋다고 해서 산이나 풀을 많이 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나만 그런가.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은 효과가 없어 단정지어 말한다. 단 먼 곳을 보면 근시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은 맞다고 한다. 산을 보려면 멀리 봐야 하고 그래서 녹색은 눈에 좋다라는 잘못된 상식이 생겨버렸나 보다. 멀리 보는 것이 좋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왔고 읽어왔다. 눈이 나빠지게 되는 것이 모니터나 탭 등을 가까이 보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눈이 좋아지는 책들을 보면 사진이나 그림을 멀리 보는 것과 가까이 보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을 할 수 있게끔 편집을 해둔다. 모니터를 몇 시간씩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은 눈에 치명적이라는 소리다. 한번쯤은 누을 쉬어주게 멀리 보는 것 가주 중요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도 있어서 이런 것도 모르는 사람 있을까 싶은 이야기도 있다. 구입한지 한 달이 지난 안약을 사용한다는 명제다. 눈에 들어가는 것은 피부와는 다르다. 장기에 직접 침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한 달이 넘으면 아무리 많이 남아 있어도 바꿔줘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기한이 아무리 많이 남아 있어도 말이다. 자기 자신의 눈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조금 의아해 했던 것은 누우면 즉시 잠드는 것이 좋은 것인줄 알았는데 눈의 입장에서는 별로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누워서 약 10분안에 잠들기가 건강의 척도라고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본문의 내용을 잘 읽어보면 단지 눈의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신채가 건강한 척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잇으니 목차만 보고 너무 헷갈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상황이나 증상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가 가장 마지막에는 일본의 안과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 사람이다 보니 그런 설명이 있는 것 같다. 그 챕터에는 일본 안과의 기준으로 우리나라와는 다를 수도 있다고 주를 붙여 놓았다. 그렇다면 굳이 우리나라 판에서는 안 넣어도 되는 것응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간 해본다. 원고 자체가 한꺼번에 넘어오니까. 무리려나.

사람에게는 단 두 개의 눈 밖에 없다. 하나뿐인 심장에 비하면 두배 이상 많은 것이려나. 하지만 그 눈이 건강의 9할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당장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해보라.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눈 건강은 언제든 지켜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에 속지 말고 제대로 된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소중한 눈을 지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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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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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을 때 마땅히 빌릴 것이 없을 때는 주로 작가 이름에 의존한다. 가장 쉽게 잡아드는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다. 워낙 나온 책이 많아서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거의 오십권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초창기 소설은 아직도 못 읽은 책이 많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잡는 것이 바로 이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다. 케네디의 책은 게이고의 책처럼 장르소설이라 딱 규정지어 말할 수가 없다. 분명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읽었었다. 그런데 다른 책을 읽으니 그런 느낌은 전혀 없어지고 로맨스 소설같은 느낌도 드는 것이다. 이토록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는 케네디의 소설. 이번에는 바로 첩보 스릴러다.

203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미국이 분리된 나라임을 보여준다. 36년이면 별로 멀지도 않은데 지금으로 부터 겨우 십년이 조금 더 넘은 시대가 아니던가. 이토록 멀지도 않은 미래를 설정한 작가의 배짱도 놀랍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상태가 더욱 놀랍다. 지구상에서 한 나라가 나뉘어진 것은 우리나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여기 가장 강대국이라는 미국이 둘로 나뉘어진 것이다. 연방공화국과 공화국연맹. 둘로 나뉜 이 나라는 전혀 다른 자신들만의 기준과 규칙과 문화를 만들면서 생활하고 있다. 공화국연맹은 조금 더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반면 연방공화국은 그나마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연방공화국도 모든 사람들에게 칩을 심어서 사생활이라는 것이 없어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휴대폰도 필요 없고 모든 것운 생각만하면 그대로 실행이 되고 모든 먹는 것을 계산해서 몸에 필요한 것을 알려주는가 하면 생각하는 것도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분명 누군가는 편리하다고 생객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생각에 찬성할 수 없었다. 기독교가 우선인 공화국연맹에서는 그런 것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마치 성경 계시록에 나오는 악마의 표와 같은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작가가 그런 점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부분이긴 하다. 이 부분은 앞쪽 화형 장면을 설명할 때도 언급이 된다.

이복 자매가 서로에게 총을 겨워야만 한다는 사실 서로가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흥미로왔는데 그외 미국이 둘로 나뉜 이유라던가 각 나라만의 특징이라던가 그 나라에 대한 설명을 굉장히 많은 부분에 할애하고 있어서 첩보 스릴러라기보다는 사회학 강의같다는 느낌이 드는 앞부분은 마치 뒤쪽 띠지에 장강명 작가가 케네디에게 사회학자도 함께 있다고 한 말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게 된다. 물론 기존의 첩보 스릴러도 그런 면에 중점을 두는 부분도 있다. 힐러리가 썼던 그 작품도 역시나 그러했다. 그런 부분이 혹시나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건너뛰고 읽어도 무방하겠으나 그게 또 핵심일 수 있느니 진득하니 이해하며 읽어보는 것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재미라 느낄 수가 있겠다.

연방공화국 정보국에서 일을 하는 스텐글 요원. 그녀는 중립지대로 이동을 하고 타깃을 죽이라는 임무를 받는다. 문제는 타깃이 자신의 가족이라는 것.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외동이라고 생각한 그녀에게 가족이라곤 있을리가 없는데 케이틀린 스텐글이라는 이름이 튀어나온다. 그녀가 자신의 이복동생이란다. 거기다 그녀도 자신을 죽이려고 한단다. 이 무슨 비극적인 운명이란 말인가.

오바마를 비롯해 트럼프까지 언급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지금 시점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내어 현실성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중에 실제로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하게끔 만든다. 절대 그럴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은 왠지 모르게 한국과 북한을 연상케도 된다. 아마 케네디는 그런 점도 생각하지 않았을가. 단 두 명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사건은 그들 자매 두 명의 인생을 넘어 연방공화국 대 공화국 연맹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잇겠다. 여기서 살아남는 것은 누가 될까. 훌륭한 첩보무비가 될 것 같은 느낌의 소설. 분명 누군가는 탐했으면 좋겠다. 영화화가 시급한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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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헬레네 플루드 지음, 권도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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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의 뒤쪽에 보면 테라피스트를 읽고 작가의 차기작에 기대를 걸었다는 아마존 독자리뷰가 적혀 있다. 전작을 읽고 그 작품이 너무나도 흥미로왔다면 작가의 다음 작품은 당연히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내 경우도 그러한 경우가 많았으니까. 데뷔작을 읽으면 다음 작품은 뭐지? 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그런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시리즈를 가져올 때 출판사에서는 첫작품을 가져오기 보다는 가장 흥미로운 작품을 먼저 내는 경향이 많다. [스노우맨]도 그랬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그랬다. [테라피스트]가 유명하다는 소리는 들었다. 내 경우는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심리 스릴러다. 작가 또한 심리학자이다. 본업을 살린 소설을 쓰면 가장 장점은 사실성이다. 이 내용이 분명히 어디선가는 그대로 행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경험해 본 바를 쓰기 때문일 것이다. 단점은 자칫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다 담으려고 할 경우 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가 자신에게는 분명히 다 아는 사실이고 흥미로운 사실일 수도 있어도 그것을 보는 사람의 경우는 피로도가 쌓일 수도 있는 일이다.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그저 평범한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나갔고 딸의 연극연습에 참여한 리케다. 약속이 있었지만 취소되고 남아 버린 시간. 그녀는 요르겐에게 문자를 보낸다. 답장이 없다. 분명 아이도 부인도 나가고 없다고 했는데. 그녀는 바로 위층인 요르겐의 집으로 간다. 문을 두드리지만 답이 없다. 불은 켜져 있다. 그대로 돌아서 자신의 집으로 가는 대신 그녀는 화분 밑을 더듬어 열쇠를 찾아 그 집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보게 된 장면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그 장면을 적나라하게 설명해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뒷걸음으로 나온 리케가 이웃을 만나고 당황해하며 변명을 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리케와 요르겐의 관계는 명백히 드러났다. 그들은 불륜이다. 그것도 아래윗층에 사는 이웃이 말이다. 그들은 어떻게 불륜 관계가 되었을까. 그리고 살해된 요르겐의 죽음이 그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니. 일반적으로 불륜은 관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망가뜨려.

196p

사실 그녀가 문자를 보낸 사실을 보면 그들의 관계는 금방 드러날 사실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숨기고 싶어해도 말이다. 경찰에서 가장 먼저 의심을 하는 것은 배우자 그리고 불륜관계의 파트너일 것이다. 그런 점을 작가도 알고 있었는지 끝까지 숨기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리케가 아는 형사를 만나고 그녀에게 메일로 자신과 요르겐의 관계를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야기는 시종 일관 어떻게 살인범을 잡을 것인가보다도 리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심리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긴장감을 높게 살 것이지만 그냥 일반적인 스릴을 찾는 사람이라면 그 과정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결정적인 단서는 진작에 알았다. 그부분을 작가가 강조하듯이 써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아니나 다를까 범인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그부분을 이야기 하더라. 작가가 숨겨 놓은 힌트를 제대로 잡았구나라는 생각에 괜히 흐뭇해했다. 당분간은 심리스릴러는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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