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의 뒤쪽에 보면 테라피스트를 읽고 작가의 차기작에 기대를 걸었다는 아마존 독자리뷰가 적혀 있다. 전작을 읽고 그 작품이 너무나도 흥미로왔다면 작가의 다음 작품은 당연히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내 경우도 그러한 경우가 많았으니까. 데뷔작을 읽으면 다음 작품은 뭐지? 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그런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시리즈를 가져올 때 출판사에서는 첫작품을 가져오기 보다는 가장 흥미로운 작품을 먼저 내는 경향이 많다. [스노우맨]도 그랬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그랬다. [테라피스트]가 유명하다는 소리는 들었다. 내 경우는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심리 스릴러다. 작가 또한 심리학자이다. 본업을 살린 소설을 쓰면 가장 장점은 사실성이다. 이 내용이 분명히 어디선가는 그대로 행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경험해 본 바를 쓰기 때문일 것이다. 단점은 자칫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다 담으려고 할 경우 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가 자신에게는 분명히 다 아는 사실이고 흥미로운 사실일 수도 있어도 그것을 보는 사람의 경우는 피로도가 쌓일 수도 있는 일이다.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그저 평범한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나갔고 딸의 연극연습에 참여한 리케다. 약속이 있었지만 취소되고 남아 버린 시간. 그녀는 요르겐에게 문자를 보낸다. 답장이 없다. 분명 아이도 부인도 나가고 없다고 했는데. 그녀는 바로 위층인 요르겐의 집으로 간다. 문을 두드리지만 답이 없다. 불은 켜져 있다. 그대로 돌아서 자신의 집으로 가는 대신 그녀는 화분 밑을 더듬어 열쇠를 찾아 그 집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보게 된 장면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그 장면을 적나라하게 설명해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뒷걸음으로 나온 리케가 이웃을 만나고 당황해하며 변명을 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리케와 요르겐의 관계는 명백히 드러났다. 그들은 불륜이다. 그것도 아래윗층에 사는 이웃이 말이다. 그들은 어떻게 불륜 관계가 되었을까. 그리고 살해된 요르겐의 죽음이 그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