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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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났다.마약은 항상 그랬다. (234p)

 

[스노우맨]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요네스뵈의 이름을 알 것이고 '해리'라는 형사의 이름을 알 것이다. 극도로 추운 날씨의 극도록 피폐되어 있는 한 형사 해리. 그가 어떻게 살아았는지를 안다면 그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박쥐]와 [바퀴벌레]를 통해서 약간은 젊은, 약간은 더 팔팔한 해리의 모습을 보았다면, 호주와 태국에서의 이색적인 날씨를 바탕으로 한 해리를 보았다면 이제는 제대로 된 해리의 타락을 맛볼 차례다. 사람이 아무리 캐릭터라고 해도 한순간에 변하지는 않는 법. 실제의 해리가 저런 모습이 되기까지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홍콩에서 머무르고 있던 해리를 오슬로로 불러들인 것은 그가 사랑하는 라켈 그리고 그녀의 아들 올레그였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도시의 모습에 생경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런 기분에 젖는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이여야만 한다. 라켈의 아들이면서 해리가 그렇게도 보호해주고 싶었던 아이 올레그는 이제 십대소년이 되었다. 그는 살인사건수사를 해보고 싶다면서 제발로 경찰를 찾아간다.

십대소년의 죽음. 마약밀매자이면서 상습복용자였던 그는 한 아파트에서 총에 맞은 채 죽었다고 했다. 사인은 과다출혈. 이미 해결이 다 끝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화약반응이 있었고 혈흔까지 있었던 올레그를 잡아서 가두었고 케이스는 종결되었다. 그런 사건을 이제와서 해리는 다시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느 경찰도 이런 사태를 좋아할리 없다. 해리의 상관이었던 하겐도 마찬가지다.

경찰에 딱 세명있다는 친구들인 비에른 흘름과 베아테 뢴은 이번에도 훌륭한 그의 조력자가 되어준다. 이 세상 어느 누구와도 맞지 않는 해리는 이번에도 혼자서뛰고 날면서 올레그의 무죄를 증명해보려고 애를 쓴다. 더군다나 마약과 관련되어있는 사건이다. 결코 만만한 사건이 아니다. 착한 아이로 보였던 올레그는 어쩌다가 이런 사회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일까.

대의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무모한 행동일 수밖에 없는, 단지 해리에 대한 반항이라고 보기에는 사건이 너무나도 심상치가 않다. 거기다가 면회신청을 한 해리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면서 엄마가 보냈냐고 물어보더니 별말 하지 않고 자신은 면회 끝이라면서 나가기 바쁘다. 한대는 다정한 정말 친아빠와 아들 같았던 사이가 어쩌다가 이렇게 멀어져 버린걸까. 아무래도 해리의 성정상 혼자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일까.

그는 언제나 홀로 다니는 외로운 한마리 늑대같은 존재였다. 경찰이라는 조직생활 속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은 파트너가 있게 마련인 경찰생활. 그에게는 파트너보다는 단독 수사가 편했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사건을 해결하는 빠른 지름길이었다. 이번에도 그의 혼자 인생은 벗어나질 않는다. 그런 그를 도와주는 조력자들은  적재적소에서 타나난다. 과학수사대에 있는 유일한 경찰친구 둘을 비롯해서 말이다.


바이올린. 더이상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하는 현악기가 아니다. 가장 강력한 마약의 이름, 바이이올린. 사람들은 이 바이올린을 구하기 위해서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헤로인이라던가 마리화나라던가 하는 마약들은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특정장소에서만 건네지던 마약들이 이제는 생활속 깊숙이 들어오기도 했다는 것을 느낄때가 뉴스나 신문에서 마약관련을 볼 때다.

사람들을 왜 그런 환각에 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현실을 도피할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얼해도 힘들고 어려운 세상, 그렇다고 죽을수는 없으니 단지 한순간이라도 조금은 편해보자는 생각으로 쉽게 시작했는데 중요한 것은 한번 시작하면 죽을때까지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마약인 것이다. 어찌보면 죽음보다도 더한 굴레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알콜중독이나 니코틴중독보다 몇 천아니 몇만배는 더 강할 마약중독.

해리는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자신이 그렇게도 아꼈던 올레그가 무죄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있을까. 마약에 손을 댄 올레그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는 있을까. 해리의 단 하나뿐인 사랑인 라켈과는 또 어떻게 연결이 될까. 베인 상처를 직접 바늘로 꿰매면서도 사건을 좇아다니는 해리는 어찌보면 그 자체가 괴물이면서 그 자신이 유령일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안락한 삶이란 없어보인다. 그것이 그의 진정한 숙명인 것일까. 언젠가는 편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래도 오늘도 바라본다. 그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생길 수 있기를.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것이 평생 따라다니는 그의 삶이겠지만 단 하루라도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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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 투자의 고수들이 말해 주지 않는 큰 부의 법칙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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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을 읽기전에 '사모펀드'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를 사모하는 그런 연민의 정을 가진 감정이 아니다. 사모펀드란 private fund 즉 개인적으로 모으는 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모펀드는 공식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광고를 통해서 알리게 되면 법위반으로 간주된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맥을 타고 알려지게 되어있다는 소리다.

이 사모펀드의 반대되는 개념은 '공모펀드'다. 사적으로 모이는 돈이 사모펀드라면 공모펀드는 공개적으로 대중들이 다 알수 있도록 알려진 케이스다. 만원 단위의 최소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며 투자설명회등을 통해서 세세히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공모펀드를 통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사기를 당했는지를 기억해야만 한다. 설명회를 통해서 입에 발린 소리들로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의 돈을 모은 다음 그대로 들고 날라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아무것도 구성된 것은 없으며 투자한 사람들만 돈을 날리는 셈이다. 절대 조심해야만 할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100억의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제목이 혹해서는 안된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들은 물론 누구나 도전해 볼 수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사모펀드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의 특성상 딜을 하나 하게 되면 수백억은 기본이거니와 단위가 큰 기업의 경우에는 수천억까지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이들은 이정도의 월급을 받을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기업을 사고 파는 일, 그 일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여가 된다.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펀드를 통해서 자금을 모아서 투자를 하고 그 기업을 다시 일으켜서 더 막대한 수익을 내고 다시 팔아서 차익을 챙긴다. 가장 쉽게 말하면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인간관계를 비롯해서 수익계산이라던가 기업들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기까지 그들의 마음고생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것을 스트레스로 생각한다면 그들은 이런 직업을 선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통이라던가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도전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그것을 밟고 일어섬으로 인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부 100억 월급쟁이 부자의 DNA편을 통해서 저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고 자신의 성격 또한 파악해서 자신이 이 일에 적합한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2부에서는 지금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저들의 일이 어떤 것이며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10명 중 3명은 여성이다. 자신이 이 일에 적성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차분히 단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뛰어들어도 된다는 소리겠다.

사모펀드라고 해서 돈이 많은 사람들과 연관성이 있는 금수저만이 이 계통에서 일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을 저자는 알려주고 싶었던 듯 하다. 돈이 많은 부자들과 인맥이 있다면 돈을 모으기도 쉽겠고 자금을 모아서 투자를 하기도, 자신의 돈을 벌기도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자산이 그 길을 키워가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꿈만 꾸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끼와 깡이 있고 꼴과 끈이 좋은 꾼이라면 말이다.(28-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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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 - 미노스의 가족동화
미노스 지음 / 새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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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에 앨리스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날 강아지와 함께 있던 앨리스는 갑자기 몰아온 회오리바람에 날려

집과 함께 두둥실 하늘로 떠올랐죠.

'쿵'하고 도착한 그곳에서 앨리스는 소심한 사자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연구해요.

똑똑한 박사를 찾아서 떠나는 길에

우유를 배달하는 네로와 파트라슈도 만나고

알프스에 살고있는 하이디도 만나고

산을 넘다가 호랑이를 만나기도 한답니다.

앨리스와 사자는 자신들이 집에서 가져온 떡하나를 주고서는 겨우 도망쳐 왔죠.

하루밤을 지내기 위해서 들어간 빈집에서는 오누이를 만나기도 한답니다.

해와 같이 빛나는 오빠와 달같이 은은한 동생.

다음날 아침에 그들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앨리스도 궁금해 했답니다.

길을 잘못 들어선 숲에서는 일곱 난장이를 만나기도 해요.

그들은 앨리스와 사자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했죠.

집으로 가는 방법을 알기위해서 헤매고 있다라는 말을 들은 그들은

그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님께 데려다주기로 하는데

그곳에서 그들은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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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것은 보통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코. 재능도 있어야 하고 배우기도 해야한다. 물론 배우지 않고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작가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일 뿐이라고 여겨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여기 그런 예외인 사람이 등장을 한다. 미노스라는 이름의 작가는 작가가 될 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며 기존의 동화작가도 아니다. 그저 딸의 어린 시절에 들려주기 위해서 누가 쓴 동화책을 읽어주기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었을 뿐이다.

이제 그 딸이 부탁을 한다. 자신이 듣고 자란 이야기를 손녀도 들을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자식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시간이 아무리 흘러서 어른이 되었어도 딸은 딸일뿐인데 말이다. 결국 아버지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책으로 엮여졌다. 그것이 바로 이 이야기다.

아마추어라고 얕볼 것이 아니다. 이 책은 가족동화라는 이름답게 아이들을 위한 동화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여러 장르의 이야기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기성작가가 아닌 이상 이야기를 길게 끌고가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글을 한번이라도 써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이야기 자체를 시작은 할 수 있으나 연결해서 가는 과정이 어렵다는 것을. 이 이야기들은 짧다. 하지만 그속에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들어있고 그러므로 읽는 사람들은 더욱 공감을 하며 동조를 해가면서 읽게 된다.

약간은 추리적인 이야기도 들어있고 중간중간 아이들도 읽을수 있는 동화들도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채롭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마지막에 한꺼번에 몇편씩 묶여서 편집이 되어 있으므로 그부분만 아이들에게 읽어주어도 좋겠다.

표지조차도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두운, 숲 램프를 든 소녀 하나. 그녀가 비추는 빛은책모양을 닮았다.어두운 배경에서 밝은 불빛에 비춰진 것은 구름이 떠있는 하늘. 아빠는 딸에게 어두운 세상에서 하늘과 같은 밝은 빛을 책을 통해서 선물해주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아무리 어른이 되었어도 부모앞에서 자식은 자식일 뿐이다. 80의 노모가 60의 아들한테 차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유머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가족간에 사람이 담뿍 느껴지는 한권의 가족동화이다. 앞으로 이런 장르의 책이 더 많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참고로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기존 동화책 속에 나온 주인공들을 바탕으로 단순히 이리저리 짜깁기 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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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개정판
노희경.이성숙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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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262p)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엄마는 그렇게 또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의사 남편에 백화점 다니는 딸, 차곡차곡 모아서 이제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새집도 지어진다. 남들이 보면 잘 살았다고 할거다. 분명. 


삼수하는 아들이 있고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있다. 젊어서부터 남편은 자기 공부하느라, 병원일 하느라 바빴을 뿐 집안일은 신경 써 본 일이 없다. 결혼을 했어도 경제권은 시어미니 몫이었다. 자신은 돈을 타다가 썼을 뿐이다.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남편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도 결혼을 해서 나가 살게 되면 이제까지 고생한 것 보상하듯이 새 집에 들어가서 살아보려고 했다. 언제부턴가 시름시름 아프던게 그렇게 병을 키울 줄은 몰랐다. 남편이 의사라 할지라도, 아니 의사여서 더욱 무심했는지도 몰랐다. 


"진즉에 좀 걱정하지!" (92p)

작가 또한 자식의 입장에서였을까 이 책은 철저하게 자식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아버지와 엄마로 대변되는 존재. 엄마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엄마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수술을 하면서도 그렇게 큰 병인지 엄마는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더 겁이 났는지도 몰랐다. 


수술을 하면 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낫지 않았다. 항암제라고 주던 것도 더이상 주지 않는다. 엄마는 얼마나 걱정이 되고 두려웠을까. 나중에야 눈치로 알게 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 엄마는 그제서야 하나둘 자신이 없는 그 후의 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헛헛했을까. 그래도 엄마는 끝끝내 자식 생각뿐이다. 


아버지 말대로 집에 와선 손 하나 까딱 않고, 그것도 모자라 늘상 바깥일 힘들다고 짜증이나 내던 딸이, 마지막으로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엄마를 포기하는 일뿐이다.(176p)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후회하고 가슴을 치면서 울었던 부분이었다. 꼭 내모습만 같아서, 별로 하는 것도 없이 힘들다고 짜증을 내면서 투정을 부리고 성질을 내는게 꼭 내모습만 같아서 이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개정판이 나온 후 다시 읽는 지금도 내모습은 별달리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고 또 후회하고 있다. 엄마가 아직 살아계시니 다행이다. 옛말에도 있듯이 잘하려고 하다보면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식들이여, 부모님 계실때 잘해드리자 제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절대 잊지 못한다. 노희경 작가의 글이라고 했을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야 했을지도모른다. 가슴 절절한 사연들이건만 작가의 문체는 정갈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이 메어서 읽을수가 없었다. 눈이 부어 읽을수가 없었다. 가슴속에서 울컥거려 읽을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영화와 드라마와 책을 통해서 이미 몇번이나 울었다. 시간을 되돌린듯 몇번이고 반복했다. 이제는 면역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다. 첫장을 넘기고 어느 정도 읽을때만 하더라도 그 면역은 성공한 듯이 보였다. 방심했다. 중반부 넘어가면서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또 울어버렸다. 울지 않으려고, 울면 또 책이 젖으니까, 고개를 뒤로 젖히고 팔을 쭉 편채로 책을 읽어야만 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굴러가서 귀로 들어간다. 책속에서 엄마는 그렇게 아파한다. 내 눈물은 더욱 빠른 속도로 흐르기 시작한다. '엄마'라는 글자만 봐도 눈물이 생긴다. 책을 덮는다.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는다. 더욱 오열한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 엄마를 잃은 우리 엄마는 그 세월을 어떻게 혼자 살아왔을까. 아빠는 나에게 엄마가 오래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항상 말을 한다. 그 말이 맞다. 엄마가 아직 내 곁에 있어서, 이 나이 먹도록 엄마가 있어서, 엄마를 부르면 대답을 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을 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이치지만 조금은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 엄마, 나랑 오래도록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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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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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 이맘때쯤 되면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려는 마음들로 북적인다. 새로운 한해를 기록할 다이어리를 장만하기도 하고 휴일이 얼마 있는지 세어볼 달력도 필요하다. 새로운 결심을 하고 실행하기 위한 도구들을 사기도 한다. 저마다의 낡음을 버리고 새로움을 준비한다.

여기 하나의 달력이 있다. 일반적인 달력과는 전혀 다르다. 날짜가 나와있을 뿐 요일은 나와있지 않다. 물론 년도도 없다. 일년365일을 가지고 있는 달력과 같은 모양이지만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보면 또 하나의 책이다.

하루에 짧은 한토막의 구절 하나. 긴 시간을 요하거나 큰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아침에 잠깐 읽어봐도 좋을뿐더러 아침이 정히 바쁘다면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 차분히 읽어도 좋을 구절이다. 가만가만 소리 읽어봐도 좋겠다. 당신의 하루에 힘이 되어줄 한마디가 그 속에 숨어 있다.


그날의 구절은 한문장일수도 때로는 조금 더 긴문장일수도 있지만 작은 손바닥만한 페이지 전체를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부담없이 하루를 시작할때나 마칠때 읽을수 있다. 자신의 하루를 시작하는데 힘을 낼수도 있고 자신의 하루를 정리하면서 차분히 다음날을 준비할수도 있는 것이다.

홀수달은 핑크로, 짝수달은 그린으로 색의 변화를 달리해서 월에 따른 구별을 해두어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일년의 반인 6개월을 넘어서 달려가면 그 이후에는 그대로 달력을 뒤집어 놓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끔 넘겨주면 된다.

본문의 구절들은 정호승 작가의 [내인생에 힘이 돠어준 한마디]와 [내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두권에서 발취된 문장들이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면 이 한권의 책달력으로 두권을 읽는 효과를 누릴수 있다.

한해를 마감하며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면 그 또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책으로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새 힘이 가득한 한해를 선물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책을 싫어하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받아들수 있는 책,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당신의 오늘이 조금 더 아름다와지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새롭게 시작하는 한해가 좀더 활기차게, 힘있게 시작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한해가 행복하게 되기를 원한다면, 하루 한장 짧은 구절이 담긴 이 책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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