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의도하지 않아도 매일 광고를 보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보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광고가 흐르고 케이블에서는 방송중에도 광고가 흐른다. 지하철과 버스에는 광고로 도배되어 있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그 길목에도 역에도 온통 광고가 붙어있다. 책을 보아도 다른 책으로 연결되는 광고가 있게 마련이며 잡지는 광고속에서 기사를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그런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이 책은 현직 광고 디렉터가 쓴 글이다. 현직에 있는만큼 보다 더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고 사람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끌어야 하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답게 글 또한 재미나게 쓰고 있어서 한번 집어들면 순식간에 끝까지 다 읽어버리게 만든다. 이야기 하나당 광고 한편을 편집해두어서 그 광고에 얽힌 에피소드들까지 알 수 있으니 더욱 흥미롭다.
앞쪽에는 다른 나라의 광고들이어서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뒤쪽에는 한국 광고도 있어서 이 광고가 나오게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있으니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구구절절이 늘어 놓는 말보다는 한마디로 딱 줄어든 카피 한줄이 더 마음에 와 닿을때가 많다. 같은 사람이면서 어떻게 저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 라는 생각도 들면서 존경심이 드는 순간도 많다. 글을 쓴다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작가들의 유련한 글솜씨에 부러워하면서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세하고 지루한 설명보다는 딱 한번 보아도 뇌리에 깊숙히 남는 한 줄. 바로 그 한줄을 위해서 카피라이터들은 그렇게 많은 밤을 새고 끙끙거리며 고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밤샘은 일상이고 가족들의 대소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분초를 다투는 일이고 어려운 일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일단 한번 자리를 잡게 되면 그 범위 내에서 안주하고 평안하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수도 있다.
기업 내에서 광고 파트가 따로 있지 않는 한 회사들은 광고대행사를 몇 년에 한번 주기로 바꾼다고 한다. 안이해지고 구태의연해 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새로운 느낌으로 보아야만 새로운 광고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글을 쓸 때 반복되는 말이 없이 쓰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의 툴안에서 맴돌 뿐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짧은 몇 초의 광고 속에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의 얼마나 많은 노고가 숨겨져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특히 흥미로왔던 것은 마지막 장의 <한줄 커뮤니케이션> 부분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속의 일들속에서 기존에 있던 것들을 설명해주고 새로운 방식을 알려준다. 가령 우리는 늘 세종대왕이라고 부르는 것을 단순히 도치만 시켜서 <대왕세종>이라는 제목을 만들어 낸 경우다.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고 단지 자리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생각의 발상은 이런 작 은것에서부터 시작이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나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사람들을 자기소개서를 쓴다. 대행으로 하는 사람이 생겨나기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참신한 소개서를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방법을 익힌다면 조금은 더 나은 자기 소개 방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실생활 속에서 가장 적절하게 쓰일 방법들. 정말 무릎을 치며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하는 순간들이 많다. 역시 광고쟁이의 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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