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의 남동생이었다
아시후네 나츠 지음, 게미 그림, 구자용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즉 결혼상대는 일정 조건만 서로 맞는다면 사실 누구라도 좋았다. 서로 소중히 여겨줄 수만 있다면 특별한 감정은 없어도 된다.(21p)

 

그랬다.

어렸을 때는 항상 집에 있는 형이 좋았다. 같이 눈높이를 맞춰서 놀아주는 형이 좋았다.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고 친구가 집에 오면 형은 같이 놀아주기도 했다.

그랬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보니 집에 혼자 있는 형이 이상했다. 친구들, 선생님들은 왜 형은 학교에 오지 않느냐고 물었고 그에 대해 난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랬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형은 집에 있었다. 이제는 슬슬 반항심이 일어났다. 엄마에게 대들었다. 형을 왜 밖에 내보내지 않느냐고. 일부러라도 내보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엄마는 형은 아직 준비가 되지않았다고 했다. 답답했다.

그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형은 집에 있었다. 매일 게임만 하는 형. 운동도 하지 않고 집에 박혀있는 형. 엄마는 여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는 답답함도 지쳤다. 어서 빨리 대학에 가서 이 집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면 나에게 짐으로 남을 형. 이 집과의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전철을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누군가 내손을 쳤다. 무언가를 물어본다. 답을 해준다. 그쯤에서 가는 듯 하던 그녀는 친구를 버려두고 되돌아와 나에게 다른 질문을 한다. 여자친구가 있느냐? 담배를 피우냐? 그리고 마지막 질문 한가지. 대답을 하자 그녀는 나에게 그럼 '우리 결혼하자'는 답변을 던진다.

누군가를 사랑할 줄 모르던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나는 그 말에 그러자고 대답을 한다. 여행을 마치면 연락하겠다는 그녀. 그녀는 정말 연락을 할까? 나는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될까? 결혼을 하면 우리는 어떤 형태로 살아갈까.

길지 않은 이야기. 과거의 나의 인생과 지금의 나의 인생을 번갈아 가면서 그려내는 기법, 충분히 짧게 읽히고 말아버릴 라이트 노벨이지만 은연중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내가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는 결론조차도 생각할 꺼리다.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구나. 스릴러의 반전과는 상관없겠지만 마지막 에필로그는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사람의 인생이란 무엇일까.

너희는 놀아나고 있을 뿐이야. 사회에서 써먹기 편리한 인간으로 조련당하고 있는 거지. 어째서 그걸 모르는 거야? 넌 어떤 회사의 개가 되어서 이용당하다가 마지막에는 버려질 거야. 그게 네 인생의 결말이지.(121p)

-라이트노벨

-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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