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선생의 약선 레스토랑 왕 선생의 약선 레스토랑
난부 쿠마코 지음, 이소담 옮김, 나카오카 도하쿠 감수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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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천천히 가는 겁니다. 급할 때일수록 천천히요.

아스팔트가 아니라 나무들의 녹음을, 푸른 하늘을 보면서 걸어요. (62P)

먹는 것을 못 참는 성격도 아니고 오히려 배고파도 귀찮아서 잘 안 챙겨먹는 편이다.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것도 아니고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편도 아니다. 즉 살기위해 먹는 편이다.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것은 즉 '생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소재로 삼아서 그려낸 이야기들은 좋아한다. 그속에는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따스함이 숨어 있기 때문일까. 빵이나 쵸컬릿, 화과자, 일본음식, 중국음식, 한국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음식을 소재로 했다고 하면 작가가 누구든, 장르가 어떠하든 읽고 싶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회사 출근길, 피의 축제로 인해서 잠시 쉬어가려고 했던 히요코는 결국 쓰러진다. 자신을 돌봐준 것은 가까이 오는 것만으로도 얼굴 빨개지게 만드는 미남자. 그녀는 나서는 성격도 못되고 누군가 가까이 오면 숨기 바쁜 성격탓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회사 생활도 겨우 이어가는 계약직이었다.

쓰러지는 바람에 그의 공간에 있게 된 히요코는 남에게 불편함을 주기 싫어서 기어코 일어나려고 하지만 맘같이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결국 왕선생이라고 불리는 그에게서 '마법의 수프'를 한잔 마시고서야 겨우겨우 일어나게 되는데 이 남자는 누구이며 또 여기는 어디일까.

각 챕터마다 나오는 음식의 이름과 재료들은 뒤쪽에서 다시 설명해 놓았다. '약선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편집이기는 하나 아주 자세한 레시피는 나오지 않으므로 큰 기대는 하지 말것. 단 이 음식이 어떤 증상에 좋다는 것은 설명하고 있으므로 참고는 할수 있겠다.

간판이 걸려 있는 것도 아니고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아닌 이 레스토랑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 곳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읽던 '마녀식당'이 생각났다. 기존의 음식점과는 전혀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던 레스토랑. 내가 만약에 왕선생을 만나게 된다면 그는 나에게 어떤 음식을 추천할까. 그가 추천하는 음식을 먹으러 이 곳에 가고 싶어지는 저녁이다.

비밀의 베일에 쌓인 듯하지만 진정 믿음직스럽고 우아한 왕선생.

무뚝뚝하지만 사실은 인정이 넘치는 다치바나씨.

놀랄 만큼 미인이면서 서글서글한 사유리씨. (2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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