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당록
이이담 지음 / 청어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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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의 그림자, 화영과 빛의 그림자, 율. 둘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단지 로맨스 소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6백여페이지의 책의 두께를 보고 '어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단순한 연애소설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그저 한 여자와 한 남자만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의 아픔이 숨겨져 있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어려있는 그러한 이야기였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사를 추구하지는 않으므로 가감하고 읽어야할 것이다. 시대적배경은 수양대군 시절이다. 그가 어린 조카가 왕이 되자 그 자리를 탐하고 결국은 모든 가족들을 죽이면서까지 왕이 된 것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믿었던 삼촌에게 뒤통수를 맞은 단종. 그를 다시 왕으로 복귀시키려는 노력도 있었으나 사람 많은 곳에는 꼭 간자가 있는 법. 어디서든 드러나는 작전은 필패하기 마련이다. 안타깝다. 그들의 노력이.

어려서부터 검을 잡으며 살아온 화영. 그녀는 평생을 그렇게 살 줄로만 알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가 무너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신을 돌봐주던 사람이 죽고 집이 무너져가고 의지할곳이 없어진 그녀가 가게 된 것은 공주의 곁에서 그녀를 모시는 반당.

처음에는 그러대로 편한 삶을 살았더랬다. 이 세계가 어떠한지를 모를 때까지는 말이다. 권력과 정치와 왕들의 세계에 휩쓸리면서 공주의 자리는 위험해졌고 그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화영의 입지도 불안해졌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었을까.

서자였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양자로 입적시켜 주어 양반가의 자제로 자란 율. 동생인 종은 공주와 결혼을 한 부마다. 자신은 어떤 여자도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화영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저 왈패로만 알았던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것은 자신의 동생의 집에서였다. 공주의 반당으로 들어온 그녀. 둘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돌연 다른 손으로 입고 있던 우장 한 쪽을 펼친 그가 화영의 어깨를 감싸안더니 그대로 자신의 품 안에 그녀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가. "뛰어." (221p)

"네가 내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253p)

"은애한다, 너를" (310p)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는 영화 <클래식>과 드라마 <구르미그린달빛>이 연상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바로 알 수 있는 그러한 장면들이다. 클리셰로 볼 수도, 오마주로 볼 수도 있겠다. 익숙한 느낌속에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이야기는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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