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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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과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 수짱은 내 얘기 같아서 반갑다는 여성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시리즈다. 거기에 고무되지 않고 이번에는 누나를 가진 남동생의 입장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내 누나 시리즈를 통해서 남동생들의 공감을 얻었던 마스다 미리는 좀더 범위를 넓혀서 가족이야기를 그려내었다. 나이 든 노부모와 과년한 딸 하나가 있는 사와무라씨 댁이다.

 

나이가 들면 독립하는것이 당연했던 서양에서도 생활비과 집값때문에 독립을 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한다.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괜히 붙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부모은 는 혼자 있는 딸이 걱정이 되이서 언제나 대화끝에는 나이가 들었다며결혼을 하라고 성화지만 정작 이 딸, 히토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급하지 않다. 이미 40줄에 들어섰음에도 말이다.

 

마스다미리의 모든 만화들은 다 좋아하지만 특별히 이 사와무라씨 댁에 공감을 하는것은 우리집과 똑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부모님과 나이 든 딸. 약간의 나이를 더하면 우리집과 똑같은 구성이고 이 집에서 벌어지는 일들 또한 우리집에서 벌어지는 일과도 비슷하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나이가 들어서 퇴직을 하신 사와무라 시로씨는 채육관에 다니시면서 운동을 하신다. 울 아빠는 아직까지도 일을 하시며 운동도 꾸준히 하신다. 시로씨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하신다. 컴퓨터를 해볼까 했더니 히토미가 반대를 한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컴을 붙들고 있는데 집에까지 와서 붙들고 싶지 않다는 아주 이기적인 이유이다. 요리를 해볼까 했더니 엄마인 노리에씨가 머뭇거린다. 정리까지 깨끗하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국 시로씨는 삐쳐서 그냥 내가 할수 있는 잠을 청하신다. 나이가 들면 더 잘 삐친다. 특히 남자일수록 더욱 그러한 경향이 있는 듯 하다. 누군가 나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하면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약간은 자기 보호적인 반응일수도 있겠다. 젊은 날에는 무엇이나 할수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에서 반대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수로 있겠다. 우리 아빠만 그런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내심 웃음이 지어지는 한편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더 살펴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모든것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사회에서 일을 하고 자신의 위치가 있고 친구들을 만나고 어느정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있다는 이유로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분명 부모와 함께 영원히 살수 없다! 라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히토미 또한 그러하다. 엄마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등의 말씀을 하시지만 히토미는 그런 생각 자체가 싫은것이다. 닥친다면 어쩔수없이 해야하겠지만 미리부터 준비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분명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실 때면 외면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서 히토미에게 극한 공감을 하고 만다.

 

사와무라씨 댁의 네번째 가족 이름은 '치비'였다. 지금은 더이상 함께 할수 없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수는 줄어든다. 슬프게도. 누구에게나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지금은 함께할 수 없는 그런 가족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단순히 가장 뒤에 몇장 포함되어 있을 뿐이지만 제목을 통해서 그 이야기가 가장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는 이야기. 그들은 떠나버린 자신들의 가족이었던 치비를 위해서 아마 더이상 개를 키우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야기가 같아서 너무나도 공감하며 내 가족, 내부모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 사와무라 씨 댁. 부모님인 시로씨와 노리에씨가 조금은 더 오래도록 히토미와 함께 있기를 바라본다. 그래야만 나 또한 조금이라도 더 오래도록 부모님과 함께 할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보통의 매일이 조금이라도 오래도록 이어지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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