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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자국 민항기가 격추되고 국민이 살해당했으면 앞뒤 돌아보지 말고 나가 싸워야지 국기만 태우고 있으면 되는 거요? (116p)
이 세상에 어떤 존재라도 '예언'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예언이 반드시 100% 정확하게 들어맞으리라고 장담은 할 수 없다. 예언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조사와 수치에 의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예측은 빗나갈 때도 있고 과거의 수치가 딱 맞지 않을수도 있고 변수가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이 신을 받아서 앞일을 알 수 있다고 예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예언조차도 과거의 일은 비교적 정확하게 맞히는 반면 미래의 일은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런 것이 예언일진대 이 책의 제목을 [예언]이라고 굳이 정해놓은 것은 아마도 작가가 우리의 통일에 대한 자신의 예언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형이 조금 더 살면 바로 통일이 오는데 불행히도.....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하게 됐어!"
"네?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네까?"
"2025년!" (376p)
작가가 언급한대로 김일성이 살아 있었다면 우리의 통일은 좀더 빨랐을까? 그가 죽었기 때문에 그의 독재는 아들을 타고 전해 내려왔고 그랬기 때문에 통일이 더 늦어지고 있는 것일까. 2025년에는 통일이 이루어질까. 만약 정말 그렇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통일을 직접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테러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현실이다. 예전에 비해서 테러는 빈도수가 잦아졌고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정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같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테러의 현장속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속에서는 비행기테러가 가끔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하나의 공간. 테러리스트들은 비행기 하나를 통째로 인질로 잡아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달라고 조른다. 그런 유형의 테러일줄로만 알았다. 이 이야기의 흐름이. 테러보다는 미국과 소련 즉 지금의 러시아간의 정치와 이해와 경쟁이 팽팽하게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가가 희생된 것을 알 수가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었던가. 허구의 상황이라 생각해도, 현실의 상황이라 생각해도 어지간히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국적기가 소련의 땅에 들어갔다 해서 적국기로 오인을 받아서 격추당하다니 민간인들만 타고 있는 민항기가 전시상황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허무하게 공격을 받아서 추락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작은 비행기도 아니고 승객들이 수백명 타고 있는 그런 비행기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처방안은 어떠했는가. 그렇게 많은 자국민들의 희생을 내고도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고 사과를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아니 그보다 이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속에서 작가는 '지민'이라는 단 한명의 개인을 이 상황에 투입시켜서 그가 모든것을 해결하게 만들었다. 어렸을 때 헤어져야만 했던 동생. 입양 보내야만 했던 동생. 그 동생을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디고 참고 살아왔건만 남매가 이제 막 상봉을 하려는 찰나에 동생은 허무하게 비행기 격추로 목숨을 잃고 만다.
오빠는 동생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하지만 대체 누구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말일까. 시위대에 참여도 하고 직접 나서도 보지만 이 사회에서 개인의 존재는 미미할 뿐이다. 단지 동생을 보고 싶어했던 한 오빠의 처절한 사투가 담긴 이 [예언]은 강대국간의 권력대결과 힘의 다툼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 사이에 끼인 약소국들의 운명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지민을 도와주는 인물로 중반부에서 처음 등장하는 '문'의 존재는 실제로 존재했던 누군가를 연상케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들의 지도자이면서 할 말을 제대로 하는 그. 이름도 제대로 언급이 되지 않고 단지 '문'이라는 '성'으로 불리고 있는 그지만 묘하게 딱 누구다 라는 느낌이 든다. 나는 과연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한 것인가.
소련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부품에 불과해요.
어떤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더군요.(28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