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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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화상을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뜨거운 것을 잠시 만진 얕은 화상의 경우에는 그냥 두어도 저절로 낫는다. 불에 직접 데이거나 고온의 물이나 끓는 것에 오래 담겨져 있을 경우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는 사람의 몸이라 할지라도 단백질로 구성된 피부는 익어 버리고 그로 인해 근육이 수축된다. 고기를 한번이라도 구워서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변화과정을 유심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그와 비슷한 과정이 피부에서 진행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여기 얼굴에 화상을 입은 한 소녀가 있다. 자신이 잘못해서 다친 상처가 아니다. 그저 여느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뿐인데 그리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가 구해주어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일본에 살고 있었던 조선사람이라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했다. 아니 받았다 하더라도 더이상 크게 나아질거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때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해였다.

 

위안부 합의 문제로 일본과의 사이가 그리 썩 매끄럽지는 않은 형편이다. 그들은 돈을 주겠으니 이제 더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하고 우리는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 서로간에 잘못된 방향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켰고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인들 그리고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게도 해를 끼쳤다.

 

그런 일본의 미친 짓을 막기 위해서 미국은 원자폭탄을 이용했지만 그 피해는 그곳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던 조선인 즉 우리나라 사람이 당해버렸다. 미국의 의도는 성공해서 전쟁은 종식되었을지 몰라도 엄한 우리 국민들은 그로 인한 피해를 계속 자자손손 대대로 남기고 있는 셈이다. 그들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 것인가.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녀 본 적이 거의 없다. '합천'이라는 지명도 들어본 적이 있을 뿐 어디에 위치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본문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사투리로 미루어 볼때 경상도 사투리라는 것을 알 뿐 그곳에 원폭피해를 당하신 분들이 그리 많은줄도 전혀 모르고 살고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다 그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들끼리의 문제일뿐 그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문제였던 것이다.

 

원폭피해는 상당하다. 일차적으로 본인들에게 피해를 남길 뿐 아니라 그들이 낳은 아이들까지도 죽거나 또는 장애가 남은 사람으로 존재해 버리며 그 피해가 이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무서운 일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듣는 나도 무서운데 직접적으로 당한 그들은 어떠할까. 아마도 더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 자리에 직접적으로 있었던 1세대들은 잠을 자도 편하지 않고 악몽을 꾼다고 한다. 전쟁통과 다를바 없는 삶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들을 구제해줄 방법은 진정 없는 것인가. 그래도 그들을 위한 쉼터가 지어졌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들의 2세를 비롯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소명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공허한 메이라와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민족, 우리 백성, 우리 나라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이 아닌가. 일본 뿐 아니라 그렇게 밖에 할수 없었던 미국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조속하고 합당한 보속조치가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던 내용이 한 권의 소설을 통해서 세상으로 드러났다. 이 행보가 단지 한발에 그치지 않기를, 앞으로 힘겹게 내디딘 한걸음이 계속적으로 전진힐 수 있도록 우리가 그들의 길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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