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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호동 육층 삼호집에서는 날마다 퇴근날인 저녁 여섯시부터 다음날 출근시간 전까지 창문들에 청색 덧커튼을 치곤 하는데 이상하다. 무슨 접선 암호인지도 모르겠다.'(60p)
문득 궁금해졌다.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남한 사람과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혼혈인가 아니면 한국인인가. 정답은 물론 한국인일테지만(우리나라는 이민을 받지 않고 귀화를 선택하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똑같이 생긴 한국인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답답한 내 편견이리라.
개인적으로 탈북자를 만나본 적은 한번도 없다. 탈북자가 쓴 소설을 읽은 적은 있다. [선희].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투영히시켜서 한 권의 소설속에 몰아 넣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북한의 잔악성에 얼마나 치를 떨었는가. 소설이라 더해진 부분이 있을테지만 그럴지라고 그것이 온전한 사실에 기반이 된 것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의 인구수는 점점 줄고 있다. 일인가구가 늘어나고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한명밖에 낳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더욱 인구는 줄고 있다. 그에 비해 탈북자 인구는 늘고 있다. 사회주의 속에 갇혀 지내는 그들이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서 자신들도 야금야금 자본주의의 세계에 접하고 있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예전과 같은 완벽한 통제는 힘들것이다. 몰래 숨어 살던 탈북자들은 이제는 방송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당당하게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다시 한번 돌이켜 보아야 할 시점이다.
이 책은 탈북인이 아닌 지금 현재 북한 주민이 직접 쓴 작품이다. 반디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작가는 아직도 북한땅에서 살고 있고 이 원고는 인편으로 몰래 빠져나온 것이다. 원고만 탈북을 할한 것이다. 분명 소설인진대 짧은 이야기로 인해서 더 사실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선희]처럼 긴 이야기였다면 차라리 선희라는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당했구나 하면서 소설이니 그렇게 쓸 수도 있겠다라고 느끼지만 이것은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도 있고 길이가 짧아서 더욱 사실적이다.
마르크스 사진을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를 위해서 창문에 커튼을 쳤다고 강제로 이주를 당하는 가족,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허가증이 없어 갈 수 없는 아들, 1호행사가 열리는 곳이면 모두 교통통제를 당해서 한명의 독재자 행렬에 모든 시민이 발을 묶여서 역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실정, 계급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자의 심정까지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면서 이런 일도 있을까 싶을만큼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북한에서는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같은 민족으로써 그들의 실상을 어떻게든 전세계에 알려서 그들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제목인 [고발]은 그래서 붙여졌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실정을 그대로 고발하는 것. 전세계 사람들이게 고발을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할 수 없는 일을 이 한 권의 책이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사람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 영어로 번역이 된 이 책이 영문판 뿐 아니라 각 나라 말로 번역되서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알고 이 나라의 붕괴를 위해서 들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통일'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한국전쟁과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말이다. 지금 한국의 정세는 상당히 불안정하고 이 상태로라면 한국마저도 위태로울 지경이다. 실세의 이복형제를 타지에서 죽일만큼 북한의 실정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두 나라가 힘을 합한다면 조금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좋은 점들만 모아본다면 말이다. 불안 불안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