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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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싸우며 살아간다......그 상징이 동계 스포츠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야생을 되찾는 일 아닐까. 겨울의 마법은 그것을 내게 알려주었는지 모른다.(186p)

2018년 드디어 내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까지 개최한 한국이지만 동계올림픽 선정지로 지명이 되기까지는 몇번의 고배를 마셨다.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끝에 드디어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준비는 잘 되지 않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전 세계가 알다시피 한국의 정치권은 떠들썩한 상황이고 분단된 반쪽의 나라에서 벌인 일 때문에 여기까지도 여파가 밀려왔고 그들이 쏘아대는 미사일때문에 우리 또한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한 외교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올림픽을 대비하는 경기가 속속들이 치뤄지고 있고 선수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숙소나 교통, 식사및 편의시설까지 보완해야 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 국제적인 경기를 잘 치뤄낼 수 있을까.

 

하루키는 작가이면서 음악에 관심이 많다. 게이고는 작가이면서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작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는 따로 있는 법이다. 하루키가 쓴 음악에 관한 대담집도 읽었고 그가 올림픽을 관람하고 썼던 [시드니]도 읽었다. 이번에는 게이고의 올림픽 관람기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동계올림픽.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관람하고 쓴 이야기. 하루키의 관람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사실 게이고는 뛰어난 소설가다. 많은 작품을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재미있는 작품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회적인 이슈를 작품속에 녹여내는 사회파 추리소설을 내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동계스포츠를 작품속 소재로 삼기도 한다. [백은의 잭],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질풍론도]가 그 예다. 매니아라고 칭할수도 있는 그가 직접 보고 느낀 올림픽은 어떠할까.

 

도입부부터 게이고는 독특함을 보인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사람으로 둔갑시켜 주인공으로 삼아 버렸다. 아무래도 에세이보다는 소설에 익숙한 작가이니 소설의 기법을 차용한 것이다. 고양이가 주인인 아저씨와 그의 편집자와 함께 토리노로 여행을 간다. 상상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우리에게 익숙한 스키나 썰매종목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경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금메달 하나밖에  따지 못했지만 - 그것도 자신들이 기대하지도 않았던 종목에서 - 그들은 다양한 종목에서 일본이 순위권에 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자신들의 앞날이 밝다면서 기뻐하고 있다. 뒷부분에 한국과 비굫를 한 점이 인상적이다.

 

한국이 금메달을 일본보다 많이 따긴 했어도 전부 쇼트트랙 한 종목에 편파되어 있다고 지적한 점이다. 그들은 거의 모든 종목의 경기장을 갔지만 쇼트트랙 경기장은 가지 않았다. 금메달을 한 종목에서 많이 따는 것과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여러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가 많은 경우, 어느 것이 나은 것일까. 장기전과 단기전으로 볼 수도 있겠다.

 

벌써 11년 전의 이야기다. 지금 현재의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가. 쇼트트랙은 여전히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할만큼 세대교체에 성공해서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고 약간 답보상태이긴 하지만 썰매 종목에서도 순위권에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고 김연아 선수 이후 피겨쪽에서도 신예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여러 종목에서 평창올림픽을 대비한 귀화선수들이 출전 대기중이다.

 

작가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그들은 메달을 바라고 기대한다. 그런 종목에 대해서 방송을 하고 메달을 따면 부각이 된다. 그후 붐을 타고 사람들이 참여를 하고 선수층도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 그런 점은 한국과 일본이 묘하게 닮았다.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즐기는 유럽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결과주의라고 할까.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 게이고를 볼 수 있을까. 가까우니 방문을 할 것이다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해보게 된다. 그가 보는 평창 올림픽은 어떨까. 하나 더 이책의 뒷편에 있는 [2056년 쿨림픽]이라는 제목을 단 단편 소설은 또다른 재미를 준다.

 

물론 재미를 주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리는 이 작가의 예언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서서히 바꾸어 놓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스포츠 경기에도 영향을 줄까. 정말 그가 소설속에서 예언한대로 동계올림픽은 쿨림픽이 되고 말 것인가. 픽션을 통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경고를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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