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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김성한 지음 / 새움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빠른 속도감, 정신없이 펼쳐지는 전개. 쉴새없이 몰아치는 감정들, 제때에 치고 빠지는 등장인물들. 이 모든 것은 책을 읽는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 쓴 첫 이야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스토리,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 어디선가 본 듯한 플롯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두말할 것 없이 엄지를 들어줄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세다, 독하다, 자극적이다 그런 표현들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욕심, 배신, 청부, 외도, 정치.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양념에 버무린 김장김치처럼 톡쏘는 맛을 내뿜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를 진정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난 변호사였다. 박상우. 큰 집으로 했고 아이도 가졌고 앞으로 더 잘나가는 일만 남은 그런 앞길 탄탄한 변호사였다. 단지 더이상의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가 아내 몰래 숨겨 놓은 비밀은 무엇일까. 아내 또한 그에게 감추고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서로간에 비밀이 생김으로 인해서 이 비극은 시작되었을 수도 있겠다.
자신의 비밀을 감추고 싶어서 우연히 저지르게 된 사건. 그 사건을 덮기 위해서 시작한 일의 끝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그도 몰랐을 것이다. 그가 알았다면, 그랬다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꿈꾸던 완전범죄는 가능할 것인가.
행복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지난날 꿈꾸고 바라던 것을 손에 쥐고 난 다음에도 그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306p)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엃힌 실타래 속에서 상진은 실마리를 찾아내야 했다.(313p)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엃혔다고 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관계는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박상우가 저지른 일. 그것을 목격한 누군가 나타나고 그의 뒤를 이어 다시 다른 사람이 등장하고. 서로의 뒤를 몰고 물리는 관계가 계속해서 성립한다. 그 꼬리의 끝은 누구일까. 이 물고 물리는 사슬의 끝은 누가 잘라줄 것인가.
끈임없이 이어지는 사건들로 인해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단 한순간도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다. 긴장감을 늦추는 순간 당신은 어디에서 멈춰서 있을지 모르게 된다. 사건의 끝을 향해 달려야만 한다.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변호를 맡은 박상우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완전히 묻어 버리고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수 있을까. 그렇게도 바라던 달콤한 인생은 과연 그의 몫이었을까.
욕심이 과하면 죄를 낳는다고 했던가. 그의 인생은 그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