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4 - 소자 두식이라 하옵니다!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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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마키의 콩고양이 네번째 이야기. 작가의 이름에도 볼 수 있듯이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일본어로 고양이는 '네코'다. 작가의 카메라에는 사랑하는 고양이 냥코의 사진이 가득하다고 한다. 5권에서 나왔던 오빠가 콩알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풍경이 왜 자연스러운지 알았다. 작가의 일상이 그랬기 때문에 생활에서 묻어나는 그림이었던 것이다.

 

차례대로 읽지 못하고 역순으로 읽어버린 이야기. 5권에서 뜬금없이 나오는 개양이 '두식이'에 깜짝 놀랐다. 물론 어떤 이유로 잠시 이 집에 있는 것이라는 사정을 파악하기는 했지만 이들이 친해지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다 이번 책에서는 두식이와 콩알이들의 첫만남부터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번역작품은 아무래도 유행을 타기 마련이다. 소설처럼 번역체가 일반적인 경우는 차치하고 카툰처럼 짧은 문장이 들어가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아마도 이번 4권과 지난번에 읽었던 5권은 한창 드라마 [태양의후예]가 방송될 때 번역이 되어졌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5권에서는 두식이가 말하는 것이 극중 유시진 대위의 말투다. '~했지 말입니다.' 하는 말투. 한창 인기가 있었던 그때 누구라도 그 말투를 한번쯤은 따라했을 것이다.

 

이번 4권에서는 소제목부터 조금은 유머스럽다. '소자'라는 표현을 써서 조금은 더 공손한 체를 취하고 있으며 '~하옵니다.' 라는 어미를 써서 어딘가 모르게 얌전해보이는, 그러면서도 격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두식의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원작에서는 어떠했을까. 거기서도 우리나라처럼 예전에 유행했던 단어들을 써서 나타냈을까. 이런 때는 원서와 번역서를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뛰어난 언어인지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주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개와 고양이. 고양이는 주인을 찾아갔지만 남겨진 개는 아직 주인이 없다. 그런 개를 오빠가 데리고 왔다. 잠시동안만 맡아주자는 것. 가족들은 좋지만 엄마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다행히 콩알이들에게 면역이 어느정도 된 엄마는 '잠시.'라는 단서를 붙여서 맡아주기로 하지만 '개는 바깥'이라는 원칙하에 바깥에서 오돌오돌 떨게 된다.

 

고양이와 함께 자라서 자신이 '고양이'인줄로만 아는 두식이. 두식이의 신세는 어찌될 것인가. 콩알이들과 함께 놀면서 자신이 고양이라고 더욱 확신한 할 것인가 아니면 이 집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수 있을 것인가. 많이 자란 구구들도 반갑고 새로운 캐릭터 두식이도 반갑고. 거북이들까지.

 

이러다가 이 집이 동물원화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불안한다. 엄마의 고함소리가 쨍쨍 들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오늘도 여전히 해맑음 속에서 뛰어다니고 장난치는 콩알이, 팥알이들을 누가 말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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