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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5 - 뭐야뭐야? 그게 뭐야?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평점 :
돌아왔다. 우리의 콩알이 팥알이~ 그런데 그닥 달라진 것이 없어보인다. 다행이다 싶다.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고양이는 매우 빨리 자라는 편이다. 전에 일주일에 두번씩 고박꼬박 보곤 했던 고양이가 있다. 분명 처음 봤을땐 콩알이만큼 귀여운 회색 새끼고양이였는데 어느틈엔가 모르게 자이언트 베이비가 되어 있었다. 귀엽다는 느낌보다는 무섭다는 느낌이 들만큼 말이다. 그래서 이녀석들의 몸집이 그닥 달라지지 않아서 더욱 반가웠다. 그 느낌 그대로 귀여울 수 있기 때문이다.
4권에서 합류하게 된 두식이와 함께 살아가는 콩알이네. 반려동물들이 아주 많다. '콩알이들'을 비롯해서 '두식이'와 할아버지께서 애모하시는 '닭'에다가 오라버니가 키우는 '거북이'. 거기다 3권에서부터 합류한 '비둘기네'까지. 이쯤되면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있는게 이상할 노릇이다. 반려동물들은 아이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어딘가에서 사고를 저지르고 있는 그런 아이들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편에서도 콩알이와 팥알이의 장난은 여전하다. '내복씨'라 불리는 할아버지의 가발을 가지고 마구잡이로 흩뜨려놓기도 하고 여기에 한술 더 떠 두식이까지 사고뭉치에 합류한다. '안경남'인 오빠의 애지중지하는 컬렉션들을 땅이 묻어 버리는 만행이라닛. 그 오빠의 마음이 어땠는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만약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그래서 읽을때도 소중히 하고 새책처럼 보관하는 책들을 콩알이들이 와서 다 찢어놓는다면 아무리 귀여운 동물들이라 하더라도 도저히 참고 넘길수는 없을 듯 하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엄마도 이제는 녀석들의 귀여움에 빠지신 듯 하다. 겉으로는 여전히 시크하게 보일지라도 말이다. 특히나 오빠가 녀석들의 사진을 찍을 때 공감을 했다. 어떻게든지 이쁜 모습을 찍기 위해서 배를 깔고 바닥에 누워서 순간 포착을 하려 애쓰는 모습. 내가 조카들 사진을 찍을때와 어찌나 똑같으신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정작 오빠의 목적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반려동물 콘테스트에 녀석들의 사진을 올려서 상금을 받으려는 것이었다. 과연 오빠가 사진 찍기에 성공해서 원하는 상금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반려동물들이 많은 이 집에서 오빠의 선택을 받은 반려동물을 무엇이었을까?
어쩌다가 이 집에 오게 된 두식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빠가 가장 크다. 그럴지라도 강아지 방이 따로 있을만큼 정말 좋은 주인이 나타났다. 이제 두식이를 보내야 한다. 아이들을 입양하기 전에 맡아주는 위탁부모의 마음이 이러할까. 아빠는 두식이를 쉽사리 보내지 못할 것이다. 두식이와 콩알이, 팥알이는 지금처럼 서로 물고 뜯고 싸우고 놀고 다정하게 지낼 수 있을까.
반려동물들을 키우면 흔히들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책. 동물을 키우면 키우는대로 자신들의 동물과 비교해가며 재미나게 볼 수 있고 동물을 좋아하지만 사정이 있어 키우지 못한다면 대리만족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겠고 그저 동물이 무서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들을 즐거움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에도 콩알이들의 몸집이 자라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작가는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