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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7일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5
짐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배틀로얄 + 헝거게임
아마도 이 책을 가장 간략하게 정리한 말이 아닐까 싶다. 외딴 섬에 남겨진 최후의 12명.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그 12명의 사람들이 한명씩 죽는다. 자신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투표로 말이다. 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의지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사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찾아서 그 미션을 수행함으로 자신에게 몰릴 표를 감할수 있는 안전석을 찾아내야만 그나마 살 수 있는 희망이 주어진다.
살인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만약 그 금지를 어기면 법에 의해서 재판을 받게 된다. 어떤 형태로 행해졌느냐에 따라서 여러자기 형태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된다. 최고형량인 사형까지도 받을 수 있는 죄목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살인은 어떠한가. 자신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 단지 화면을 보고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한 사람에게 투표를 했을 뿐이다. 그러면 자동으로 표가 몰려 그사람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은 살인을 한 것인가 아니면 살인을 방조한 것인가 아니면 살인에 동조한 것인가 아니면 무죄인가.
섬에 모인 열두명의 사람들은 다양한 부류다. 조종사도 있고 수의사 뿐 아니라 의사, 교사를 비롯해서라 마지막에 합류한 다나처럼 미혼모로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처음부터 여기에 죽으러 오지는 않았다. 그들은 단지 [24시간 7일]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참가자들이었다. 우승하면 상금과 함께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들어준다고 했다.
다나는 희귀병으로 고생하는 자신의 딸을 살리기 휘애서 이곳에 신청을 했다. 스위스에서 약이 발명이 되었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 돈도 없거니와 그걸 기다렸다가는 딸이 죽을판이다. 엄마로써는 자신은 딸을 살리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못할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출연을 신청했고 다른 출연자가 사정이 생기므로 마지막에 가까스로 참여를 하게 된 상황이다. 이곳이 이런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할 줄 알았다면, 목숨걸고 싸워야 하는 곳인줄 알았다면 그 누구라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거짓말로 동정을 불러 일으키키기도 하고 누군가는 모함을 하기도 한다. 안전석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과 싸워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그램 상으로는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장치였겠지만 살인의 현장으로 변해버린 지금 미션은 죽음을 감행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참가자들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안전석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미션을 하나씩 행하고 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방송경력 20년의 베테랑인 작가 짐 브라운은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생방송으로 진행이 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참맛을 살려주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었다면 잘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다뤄주고 있어서 실제로 독자들은 자신이 그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느낌을 받는다. 바사섬 뿐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독자들의 입장 그리고 그 섬에 퍼진 바이러스를 본토에 끌어들이지 않으려는 정부의 입장까지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뤄지는 하나의 프로그램은 더이상 리얼리티 프로그램 단 하나가 아니다. 그보다 더한 적의 침략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얼마전 읽었던 [터널]에서 느꼈던 인간의 집단 이기주의가 이곳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댓글부대]와 [터널] 그리고 이 책 [24시간 7일]까지. 인간이라는 존재는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인종을 막론하고 나라를 막론하고 본질은 어쩌면 악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악설을 주장했던 그 옛날 학자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