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는 나처럼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다. 또한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미 삶을 많이 살아버린 경우라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는 차원일지 몰라도 이제 한창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이루어나가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여러가지를 경험해 본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실제로 모든것을 다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니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그냥 나무에 미쳐있다고 보면 딱 맞을 듯 하다. 다른 모든 것들보다도 나무를 가장 중요시하고 자신의 학문으로 삼고 있는 생태사학자이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남들보다 자연에 관한 것을 더 많이 알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나무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역사를 전공한 그는 인문학자이지만 자신에게 가장 힘든 시기를 맞으면서 나무와 만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나무박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나무라는 소재를 통해서 인문학과 결합한 책을 내기도 했다. 나무와 인문학과의 결합. 정말 낯설고 어색한 조합이기는 한데 읽다보면 그 매력에 빠질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무가 되고 싶어.'라는 대사가 있다. 유명한 인기드라마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주인공이 왜 나무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는 기억하지 못한다. 단지 저 대사만 기억하고 있을뿐이다. 왜 많은 소재들 중에서 나무를 선택했을까. 그만큼 '나무'라는 존재는 안식을 주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일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생태의식'이 필요합니다.
생태를 의미하는 '에코'는 수평적인 관계를 의미합니다.
수평적인 관계는 상대를 완벽하게 인정할 때에만 가능해요.(89p)
이 책의 구성은 다른 책과는 달리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일단 나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면서 가장 밑부분인 '뿌리'에서 시작해서 '줄기', '가지'를 거쳐 '잎'으로 올라가고 그 이후에는 '꽃'과 '열매'의 총 여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챕터를 나누는 경우에도 그냥 숫자로 나누거나 부제를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하나의 나무로 생각해서 이렇게 분류를 해 놓은 것도 아마 저자만이 가능한 방식이리라 생각되어 이진다. 그러고 보니 책표지에도 많은 나무들이 잔뜩 그려져 있다.
예전에 유행했던 한 영화속의 장면을 흉내내어 인디언 방식으로 이름을 짓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었다. 영화속의 주인공은 '주먹쥐고 일어서'나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이름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런 것처럼 저자 또한 자신만의 나무 이름을 만들었다. 저자의 이름은 '쥐똥나무'이다. 하고 많은 나무들 중에 왜 하필 쥐똥나무일까. 더군다나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는 나무가 아닌가.
쥐똥나무처럼 살아가길 바라면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쥐똥나무는 혼자서 살아가기 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떨기나무의 일종이라고 한다. 그래서 울타리로 많이 쓰인다고 하는데 자신도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쥐똥나무처럼 살고 싶어서 선택한 이름이라고 한다.
자신 외에도 아내와 아이들 또한 나무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어떤 나무 이름을 붙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의 특징을 닮은 나무를 선택해도 좋겠고 저자처럼 자신이 닮고 싶은 형태의 나무를 선택해도 좋겠다. 당신은 어떤 나무이름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