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안나
알렉스 레이크 지음, 문세원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국적을 보면 이 작품의 배경이 어디겠구나 하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수가 있다. 물론 한국 작가가 썼지만 주인공이 외국인이거나 미국이나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있고(후견인) 일본 작가가 썼지만 다른 유럽이 배경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부러진 용골) 절대적인 진리라고 볼수는 없다.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스릴러. 그리고 프랑스와 노르웨이, 스웨덴 스릴러. 가장 유명한 미국과 일본 스릴러들을 읽어왔다. 한국 작품도 빼놓을수 없겠다. 이번엔 영국 스릴러다. 영국적인 배경이 사는 동네를 통해서 드러난다. 익숙하지 못했던 지명을 통해서 영국의 교외 지역을 상상하게 된다. 접하지 못했던 스타일일까 생각했었는데 스릴러의 기본 스타일은 어디 도망가지 않는다.

 

정확하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이야기. 앞부분은 5살짜리 아이, 안나가 학교에서 하교길에 사라진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무슨 메모나 협박전화가 오지는 않는다. 그저 그 시간에 맞춰서 데리러 가지 못했던 엄마를 비난하는 기사와 사람들의 입소문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일을 당해서 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아이를 찾는 용도로 쓰이기 보다는 그저 그 당사자를 비난하기 바쁘다. 온갖 형용사를 붙여서 말이다. 해시태그는 미치듯이 많아져 간다. 어느나라 할것없이 남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인가보다.

 

자신이 변호사이면서도 악플러들을 소송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불가피한 상황이라서 딸을 데리러 가지 못한 엄마는 죄인이 되어 버린다. 이 엄마는 과연 정말 무엇을 그리 잘못한 것일가. 정확히 일주일 후 무사히 돌아온 딸 안나. 어떤 해도 당하지 앟았고 어떤 위해도 가해지지 않았으며 단지 일주일동안의 기억만 사라졌다. 아이가 돌아온 것은 반갑지만 아직도 아이를 데려간 사람이 집밖에 어디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두렵다.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거기다 이제는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원래부터 관계가 좋지 않아서 이혼을 결심한 그녀에게 양육권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당연히 엄마가 키우는 것이고 이혼전문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그 분야에 더욱 잘 알고 있는 그녀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내어 놓는 결격사유가 모든 것에 자신이 해당된다는 것을 알자 패닉에 빠진다. 어떻게 하다가 이런 일에 얽매이게 되었을까. 그녀를 둘러싼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음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교묘하게 그녀를 덮고 있다.

 

전반부는 안나가 없어지는 일 말고는 크게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약간 느슨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한 후반부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가 있다.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함정에 빠진 그녀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 모든 상황을 이겨낼지가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이 거미줄을 찢고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 엄마의 사랑은 본능적이라고 하지만 너무 깊은 사랑은 자녀의 앞길을 막아 버릴수가 있다. 둥지안의 새는 날아갈 때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안나가 엄마와 아빠 품에서 잘 자라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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