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추기경
평화방송 엮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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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종교'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생 때 천주교 신자였던 친구와 한창 종교를 가지고 논쟁을 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런 듯 하다. 천주교도 기독교도 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 것 같은데 그 친구도, 나도 정확한 것은 비교해서 설명할수 없었던 것이다. 대학에 들어와 비교종교학이라는 학문을 배우고서도 완전히 다 알기는 어려웠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성당에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교회보다는 조금은 더 엄숙하고 조금은 더 경직된 분위기의 미사가 마냥 낯설었다. 큰 테두리 안에서 보면 기독교보다는 천주교가 조금 더 느슨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있지만 술이나 제사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확실히 기독교보다는 조금더 자유로운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마에 가서 바티칸 시티를 다녀왔다. 천주교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들린다는 그 곳, 시간을 잘 맞추면 교황님이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하는 것도 볼 수 있다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을 잡지는 못했다. 천주교에 관한 한 단편적인 것만 알 뿐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바티칸시티에 머무르는 교황이 가장 높은 위치의 사제라는 것이고 그 밑에 추기경이 있다는 것 정도일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추기경이 되었던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어느정도 유명한 일화들은 신문 기사나 뉴스를 통해서 접한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인터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기경을 돌보았던 의사, 그를 가장 가깝게 돌보았던 신부님, 그가 가톨릭신문 사장 신부님이던 시절의 기자, 그리고 혈육인 조카님까지. 그를 알았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통해서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는지도 들어보고 그가 만났던 알았던 추기경님은 어떤 분이신지를 편집해 두었다. 저마다 자신과 관계된 이야기들은 다르지만 공통된 점은 있었다. 추기경님은 참으로 소탈하시고 자신의 신념이 곧으신 분이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성품을 가진 소유자이셨기에 추기경도 할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사진을 제공한 듯 중간중간 꽤 많은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사제로써 수행을 하는 신부복을 입은 추기경님을 보는 것은 익숙하지만 평상복 차림의 추기경님을 보는 일은 흔하지는 않다. 더군다나 추기경님이 등산을 하시는 모습이라니. 일반 사람들과 다름 없는 그 모습에 웃음이 슬며시 지어지기도 하고 마지막에 병원에 가셔서 약간의 투정을 부리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추기경님도 한명의 사람이었구나 하는 모습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도 된다.

 

이제는 뵐 수 없는 추기경님의 모습을 남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다시 한번 보게 되어 반가운 책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천주교 신자 뿐 아니라 그 누가 읽어도 생생한 인터뷰로 인해서 추기경님의 몰랐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추기경님이 우리 할머니 집이 있던 곳 출신이라 더욱 반가왔다.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 사실이다. 안다고 해서 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괜회 더 친근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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