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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장 -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의 속 시원한 고민 해결 상담소
송은이.김숙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한시간 넘게 전화로 이야기를 하고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면서 전화를 끊는 여자들을 남자들은 종종 이해할수가 없다고 한다. 그 정도로 여자들은 할 얘기가 많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시시콜콜 사소한 것도 서로간에 이야기하고 나누고 그럼으로써 여자들의 우정은 깊고 단단해지는 것일까.
이 책 역시 또한 그러하다. 두 명의 진행자가 자기네들의 방송을 글로 옮긴 것이다. 그들이 하는 방송의 주내용은 청취자들의 비밀스러운 고민들을 받아서 자신들이 해결해 주겠다는 것. 두 명 모두 연예인이고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자신들의 위치에서 기반을 잡고 있다보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많이 알고 있고 또한 자신들의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해결을 해주겠다는 것인데 이게 또 인기를 얻어서 날개를 달고 날아가서 본방송으로 자리를 잡고 책까지 내게 된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재미있다. 그것도 기대 이상으로 재미나다. 사실 남의 사생활을 들여다 보는것이 가장 재미나는 일이 아니겠는가. 공개적으로 못 봐서 그렇지. 그러니 라디오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거 더 재미나게 들리는 법이다. 진행자가 내 놓은 해결방법도 아주 재미나다. 뭐 그리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냥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이 둘이 말하는 것이 연상이 되어져 더욱 재미난 글을 만들어 내었다.
길고 복잡한 해결방법이 질색이다, 쉽고 가볍고 그러면서도 전문적인 그런 방법을 원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보면 거의 모든 해결방안이 들어있다. 가볍게는 연애 상담에서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거기에 돈관리 문제나 친구문제까지 사소한 것 부터 조금은 심오한 이야기까지 가타부타 할 것 없이 심플하게 결론을 내려준다. 속이 뻥하고 뚫리는 듯한 기분이다. 요즘 말로 사이다 라고 하던가. 사이다같은 진행자 두 명의 입담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피드 고민상담' 코너가 가장 맛깔났다. 질문도 짧고 그에 대한 고민해결도 짧다. 중국으로 여행을 가고픈데 황사가 걱정이에요. 갈까요, 말까요. 하면 즉각 반응이 돌아온다. 그냥 가세요. 이런 식이다. 너무 많은 정보가 사람들로 하여금 결정장애를 일으킨다고 했던가. 나를 포함해서 요즘 사람들은 누구나 결정장애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할까 말까, 갈까 말까, 살까 말까. 그럴때 한마디로 딱 결정을 내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두 분의 진행자가 명쾌한 답을 줄 것이다.
공부하겠다면서 라디오를 끼고 살던 학창시절이 있었다. 이문세의의 '별밤'을 들으며 자라난 세대다. 그러나 대학 이후로는 놀 문화가 많아져셔였을까, 일을 하고부터는 삶에 치여서일까, 라디오라는 존재를 잊고 살았다. 가끔 버스를 타면 틀어놓은 라디오를 들을 떄가 있다.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주는 매력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 또한 들을 매력이 충분히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모두 다 같은 삶을 살아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그렇게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도 않다. 살다보면 그 고민이 내 고민이 될수도 있다. 지금 생각나는 고민 한가지가 있는가. 당장 "비밀보장"으로 사연을 보내보시길. 생각지도 못했던, 이거다! 싶은 답을 얻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