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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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정확히 말하면 내가 살고있는 엄마집에 와 본 사람은 다들 놀란다. 일단은 어마무시 많은 책의 양에 놀라고 둘째로는 어마무시하게 많은 물건들의 양에 놀란다. 무엇이든 하나 잘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성격때문에 이십년은 족히 넘은 내가 대학때 입던 자켓 또한 옷방에 아주 잘 걸려있다. 드라이가 되어진 상태로. 버리지는 못하고 계절별로 한두벌이라도 사니 옷은 점점 더 늘어나고 방에 원래 있던 옷장 외에도 행거 하나씩은 더 들어가 있는 실정. 그외에도 온갖 종류의 쇼핑백들과 박스들은 과장을 조금해서 한 방을 가득 채우지는 못해도 작은 화장실 하나는 채울 기세다.

 

거기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책. 일단 내 책만 오백권이 넘는데다가 문제집 및 참고서들만 백여권이 넘을 거고 엄마가 오래전부터 가지고있던 책들, 공부했던 책, 지금 상담에 필요한 책, 매달 날아오는 정기간행물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하다. 그나마 내가 조금씩 정리하고 있으니 현재 상태 유지라고나 할까.

 

엄마 핑계를 대긴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들어오면서 짐이 두배로 늘어난 영향도 없지는 않다. 죄송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더욱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어렸을때 할머니네 놀러가면 온갖 음식과 물건들이 잔뜩 있던 것이 생각났다. 시대만 달라졌을 뿐 우리엄마도 똑같이 할머니라고 생각하고 사람마다 성격은 다르겠지만 보통 할머니들의 공통된 성격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열 명의 사람들의 집은 그야말로 소박하다, 심플하다, 간소하다. 아무것도 없다. 바닥에 자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매트가 있는 집도 있었지만 어느 집은 그나마도 이불을 깔고 생활해 이불을 개면 그야말로 아무도 살지 않는듯한 이사간 집이라도 해도 좋을만한 덩그란 방이 남겨져 있다. 정말 청소하기는 간단한 상태다. 그런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집을 이 책에서는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어디까지 줄여서 살 수 있는가를 경쟁하듯이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들이 편해서 그렇게 만든단다. 옷도 최소한으로 '평상복의 제복화'를 실천하며 책이나 자료들은 전부 전산화 시켜서 컴속으로 집어 넣는다. 이 사람들의 생활은 컴퓨터가 발전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약간은 덜 간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아이가 자신은 옷이 많으면서도 또 옷을 사는 연예인을 이해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 혹시 자신들의 삶이 기준이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는 고정관념은 심어줄까봐 걱정이 된 엄마는 다른 사람이 틀린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뿐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물건이 많은 것이 죄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모든 사람이 다 해야 하는 필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자신의 생활에 맞게 어느쪽이 더 편하고 좋은지를 찾아서 자신의 개성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유행은 이것이긴 하지만, 심플하게 사는 그들의 모습이 좋긴 하지만, 나는 그래도 읽은 책을 또 읽을 수 있는, 책이 손에 닿아야 하고, 종이로 된 책을 한장씩 넘겨보고 후루룩 보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기도 해야 하니 그렇게까지 단순하게 살기는 힘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책에 소개된 열 명중에서 다섯명이 혼자 살고 있고 두명은 부부만 살고 있으며 세명만 부부와 아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 사는 사람이 간소하게 살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고 간단한 것도 좋지만 때로는 북적거리는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미니멀하게 살아도 좋고 맥시멈하게 살아도 좋다. 단 미니멀라이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책을 참고로 하면 될 것이다. 어느쪽을 선택하던 그것은 바로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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