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여전한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 반갑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움베르트 에코와 하퍼리 두 명의 작가를 또 보냈다. 살아가면서 내가 알던 사람들이 하나씩 떠나간다는 것은 나조차도 같이 그 시간의 흐름속에서 늙고 있다는 신호 같아서 마음이 울적해진다. 그래서 살아있는 자들의 글들은 더욱 반갑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깔끔하다. 인공조미료가 없이 자연의 맛을 담은 음식 같은 맛이다. 별달리 나보다 더 뛰어날 것도 없이 쓴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쓰지를 못한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부족한 듯 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새 책을 낸 '지대넓얇'의 저자 채사장과의 인터뷰도 반갑도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김정운 작가의 이야기도 읽을수 있다. 또한 반가운 것은 30주년을 맞은 부활의 리더 김태원의 모습이다. 여전한 그의 모습은 부활의 건재를 말해준다. 벌써 10대 보컬이라는 그들의 보컬. 하나같이 다 멋진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가 쓴 곡들은 하나같이 다 따스함을 안겨준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나니 부활의 음악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반을 찾는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화여대의 캠퍼스복합단지였다. 내가 알던 그 이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해 버린 학교. 아마도 내가 졸업한 학교를 가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 학교도 그리고 이대도 발전한 모습이 내가 알던 학교가 아니어서 아쉽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게 되기도 한다. 이대에 그렇게 중국사람들이 관광을 많이 온다고 하던데 중국인이 아닌 나도 한번쯤은 구경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공간이었다.

 

이번호 특집 주제는 처음 그 느낌처럼. 왠지 신승훈의 노래를 생각나게도, 이소라의 노래를 생각나게도 하는 제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주제를 보자 내가 처음 했던 운전이 생각났다. 면허를 한국에서 땄지만 대중교통이 발전한 한국에서는 운전을 하지 않고 외국에서 처음 운전을 했다. 한국과는 방향이 다른 곳이라서 오른쪽 운전석인데 그 차가 처음이었으니 헷갈릴 일은 없었다. 넓디넓은 쇼핑몰 주차장에서 동생의 도움으로 후진연습을 하고 집 근처 골목길을 돌아서 처음 도로로 나갈때의 느낌을 기억한다.

 

동생과 다투고 난 후 무작정 차를 끌고 나갔다가 차폭 조절을 잘못해서 다리를 건너면서 난간에 닿으며 지나가면서 불꽃이 튀겨 혼자서 당황했던 적도 있다. 결국 그날 온갖 고속도로를 거치면서 주유소마다 길을 물어서 겨우 집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제는 화가 난다고 해서 무작정 차를 끌고 나가지는 않는다. 운전이 익숙해진 지금도 말이다. "처음" 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느낌을 준다. 어느정도 익숙해진 내 운전을 보면서 처음 그 날을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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