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맨의 재즈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굳이 음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루이 암스트롱이라는 이름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90년대초에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그. 가수로써 또한 음악가, 연주자로써 그의 명성은 지금의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그런 역량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가 태어난 때는 물론 인종차별이 존재하던 때였고 그로 인해서 분명 그도 차별을 받았을 것이었지만 그 어떤 누구도 피부색때문에 그의 음악을 얕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번이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런 음악가를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잡고 끌고 가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진한 재즈의 향기가 넘쳐난다. 여러 주인공들 중에 한명이라서 극의 전체를 다 끌고 가지는 못한다. 그러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만큼 부지런히 그는 움직이고 자신이 맡은바를 처리하려고 하고 친구를 도와주려고 하고 또한 자신의 일에 충실히 다하려고 한다.

 

여기 한 명의 연쇄살인범이 있다. 그는 당돌하게도 신문사에 편지를 보낸다. 자신을 잡아보라고 도전장을 내민것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공지하기 위해서다. 모월 모시 밤, 재즈를 틀지 않는 집을 찾아가서 그 집의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복수를 하는 대상을 찾는 방법이 독특하다. 무엇때문에 그는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일까. 그리고 정말 그날 그는 재즈를 틀지않은 집을 찾아가서 사람을 죽일것인가.

 

문득 성경속의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모세가 자신의 백성들을 보내주지 않자 마지막으로 택했던 방법. 집의 입구에 양의 피를 바르라는 것. 그 피를 바르지 않은 집의 첫째는 무조건 죽임을 당한다는 것. 재즈음악을 트는 것과 양의 피를 바르는 것,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으로 종류는 다르지만 둘다 사람들의 눈에,그리고 귀에 보이고 들리는 그런 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조건은 다르지만 비슷한 경우라서 연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두껍고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답게 주인공들이 여러군데서 시시각각으로 좁혀온다. 범인은 액스맨 하나지만 조여오는 길은 저마다 다르다. 경찰인 마이클. 그는 신참인 케리와 함께 일을 처리한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라도 그를 꼭 잡아야 한다. 사람들의 평안과 도시의 치안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라고 위에서의 압박도 상당하다. 이제 막 감옥을 나온 루카. 그는 돈이 없다.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만 돈이 없다. 그러므로 인해서 마피아가 시킨 이 일을 꼭 해야한다. 누가 이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는 단독으로 일을 처리하지만 그의 곁에는 사라라는 여자친구가 생기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립탐정소에 일하는 아이다. 그녀는 흑인이지만 까만 피부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더욱 튀는 존재다. 사립탐정사무소에서 일을 하지만 탐정일은 없고 전부 서류작업 뿐이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뛰어들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자신이 원해서이다. 그녀는 친구인 루이와 함께 뒤를 쫓는다. 세 팀으로 나누어져서 쫓아가는 상대는 액스맨. 이 연쇄살인의 끝는 누구의 승리로 귀결지어질까. 과연 신은 어느쪽의 편을 들어줄 것인가.

 

시대상으로 과학수사가 발달하지 않은때라 요즘같은 최첨단 작업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경찰의 이로운 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총알받이만 되어 버린다. 일의 처리도 가장 느린듯 하다. 루카는 왠지 모르게 요네스뵈의 해리를 연상시킨다. 고독한 사냥꾼이라고나 할까. 혼자서 일을 처리하지만 전에 경찰로 일했던 만큼 전문가이며 발이 넓다. 그가 일을 마치고 어두운 과거를 이곳에 묻어버리고 떠날수 있을까. 제대로 된 탐정일을 해보고 싶어하던 아이다. 어딜가나 튀는 그녀의 모습은 이 일을 하는데 오히려 적합하지 못하다는생각이다.  세 그룹중 가장 비전문가이고 그래서 가장 손해도 많이 보고 가장 많이 다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의지 하나만큼은 정말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그녀의 모험으로만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외전으로 만들어도 좋겠다.

 

뉴올리언스. 재즈의 향기가 가장 짙게 배어 있던 곳. 흑인들의 차별이 심했지만 그들끼리 모여사는 구역으로 인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차별을 당했던 곳. 재즈는 흑인음악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이 도시를 선택한 것은 음악적인 배경을 가지고 가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이기도 할 것이고 실제로 액스맨의 사건이 벌어진 곳이기 때문에 선택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그 위에 여러겹의 픽션을 덧씌워 만들어 낸 이야기. 한꺼풀씩 쌓인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벗겨먹는 재미가 있는 한 권의 책이다. 후속작을 집필중이라고 하니 또한 기다려봐야겠다. 그다음 이야기는 어떤 묘한 접목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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