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5분 전
혼다 다카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묘한 느낌의 책 한권을 만났다. 말랑말랑한 로맨스 소설 같으면서도 무언가 계속 추리를 하게끔 만드는 소설. 전반적인 느낌은 그랬다. 그냥 한남자의 사랑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이야기는 어느 한순간 갑자기 느낌이 바뀌어 버렸다. 엇,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이 사람이 맞나 하는 혼돈도 들었다. 주인공이 헷갈리는 만큼 나도 헷갈리고 있었다. 분명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한 이야기. 당하는 사람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는 가는 시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은 어려워하는 자신의 상사의 분위기를 맞춰주며 일을 하는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지금은 사귀는 사람이 있고 그 전에도 있었으며 여자를 자주 바꾸는 것으로 조금은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던 나는 이 당시에는 그저 주인공을 여자들을 자주 바꾸는 바람둥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평범하지만 여자들에게 인 기 많은 그런 남자.

 

하지만 그에게는 가슴 아픈 상처가 있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한 여자가 오래전 사고로 죽은 것이다. 오래전 사고이긴 하지만 스무살도 되기 전에 죽었던, 그래서 자신도 어린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던 그런 잊지못할 기억이 남아 있다. 그녀는 항상 시계를 5분씩 늦춰서 맞춰 놓고는 했었다. 남들이 다 10시일때 자신은 아직 55분이니 다른 사람들보다 5분을 더 벌었다는 아이같은 생각을 했던 그녀. 아무리 생각해도 수학적 머리가 짧은 나는 그녀의 생각을 따라 잡을수는 없지만 - 사실 이건 수학적 머리보다는 감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 같지만 이미 십년이상의 차이가 나는 나는 그녀의 감성을 따라 잡지 못하겠다. 사실 나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라 그녀 나이때에도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상사와의 이야기가 나오고 회사에서의 줄서기 문제가 나오고 그런 권력 다툼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이야기같이 변신을 하기도 한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 속에서 분위기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인해서 더욱 다양한 범위의 이야기들을 느끼게 되는 편이다. 이야기가 시작할때 만나고 있던 여자와는 또 헤어졌다. 헤어질만한 때 그녀가 먼저 시도를 해준 것이다. 그리고는 수영장에서 또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로써는 별 인사 건네지 읺았는데 친해진 그녀. 오히려 그녀쪽에서 자신이 선물을 사러가는데 같이 가달라는 등의 부탁을 한다.

 

그녀에게는 영혼이 통하는 쌍둥이 자매가 있다. 일란성이라서 생긴것은 물론 똑같지만 생각까지도 똑같다고 주장하는 그녀. 이론적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일부러 다른 학교를 갔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 자신의 생활뿐 아니라 상대방의 생활까지도 모조리 알고 있었다고 하니 그 둘의 자매애가 얼마나 두터운지 잘 알수 있다. 회사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얼마나 자세하게 말해줬으면 자신이 바꾸어 가도 그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니 그 자매는 도대체 집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인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를 만나게되면서 주인공의 일상은 다시 로맨스의 물길을 탄다. 그렇게 행복을 꿈꾸는 그에게 전해지는 비극적인 소식. 그의 진정한 사랑찾기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일까. 한번의 큰 사고로 트라우마를 겪은 그에게 다른 사고는 없었으면 하는 것이 강한 바램이지만 사건을 그를 피해가지 않는다. 그가 생각지 못하게 겪은 사고는 무엇이을까 그리고 막판뒤집기라도 하듯이 속속히 밝혀지는 이야기들. 아직도 나는 그녀가 그녀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숨겨진 이야기가 더 있을 것이라고 믿어보고 싶을뿐.

 

이 책은 2014년에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만든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본적인 느낌이 드는 잔잔하면서도 감성적인 그러면서도 후반부에는 클라이막스가 살아있는 그런 영화를 보게 될 것같은 느낌이다.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기대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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