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공주들 -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노지양 옮김, 클로이 그림 / 이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일단 제목에 마음이 끌린다. 무서운 공주들이라니. 자고로 '공주'라 하면 누구나 생각하듯 샤랄라 공주 옷을 입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더러운 것 곁에는 전혀 가지도 않을 것 같고 왕자님들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그런것이 공주 아니었던가. 그러니 당연 앞에 붙는 수식어도 예쁜, 아름다운, 우아한, 이런 수식어가 붙어야 함이 마땅하거늘 '무서운'이라니 이 무슨 모순적인 단어의 조합이란 말인가. 하지만 목차를 보면 금세 왜 이 조합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공주들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공주와는 거리가 멀다. 멀어도 아주 멀다.

 

일단 전쟁을 이끈 공주들이 있는가 하면 음모를 꾸민 공주도 있고 우리나라에도 있는 공주인 왕위를 꿈꾸던 공주들도 있다. 그리고 공주와은 정말 어울리지 않지만 난잡한 공주와 더불어 쓸쓸하게도 미친 공주로 끝을 맺고 있다. 하나같이 다 '무서운' 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공주들이다. 우리가 앞에서 생각했던 공주들은 동화책에서나 보던 그런 공주들의 모습이고 이것이 진정한 현실의 공주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자고로 현실이란 이렇게 잔인하고 잔혹한 법이거늘 '공주 옷 입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이야기속에서만 존재하는 픽션일뿐인 것이다하고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조금은 약간은 어렸을적 꿈꾸던 이야기가 비누거품이 되어 터져 버리는 것 같아서 아주 약간은 아쉽다.

 

일단 이 책에서 공주라고 정의하고 있는 범위는 넓다. 일반적으로 왕과 왕비사이에서 태어나는 여자아이를 공주라고 규정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공주는 결혼을 통해서 공주의 칭호를 받게 된 사람이나 넓은 의미에서는 공작부인까지도 모두 공주라고 의미하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라는 의문은 조금은 묻어두고 봐도 좋겠다. 역사속에서 등장하는 공주들은 실제의 이야기와 그리고 전설속의 이야기가 반반이다. 최근의 공주일수록 드러난 행적을 잘 알 수 있고 사실적인 기록이 많은 반면 아주 오래전 공주이거나 또는 아주 작은 나라의 공주 같은 경우에는 남겨진 역사적 기록이 별로 없어 그 나라에서 전해지는 전설로만 가늠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다. 하지만 전설은 이렇고 실제는 어떠하다고 다시 설명하여 주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일까 아닐까 하는 의심은 접어두어도 좋겠다.

 

공주라는 이름의 이미지답게 여리여리한 이미지를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때로는 자신의 나라를 지키려고 때로는 자신을 지키려고 그리고 때로는 왕위를 뺏으려고 전장에 직접 뛰어든 공주들이 있다. 아버지가 가두다시피하여 키운 한 공주는 어느날 해적이 되어 버린다. 자신의 운명이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과연 해적으로써의 삶은 행복했을까. 그 생활에 잘 적응한 것으로 보아 그녀에게는 딱 맞는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공주로 태어났지만 뱃사람으로써 더 행복했을 것이다. 이렇듯이 자신의 운명과 마주한 공주들의 인생이 이 책 한권에 오롯이 녹아있다.

 

누군가 자신의 인생을 탓하며 내 운명은 이래서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주로 태어났어도 힘들게 살아온 인생들도 있다며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적인 즐거움과 전설속의 이야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 한 권. 때로는 오싹할만큼  끔찍한 이야기들도 있고 때로는 안됐다하는 마음이 들 만큼 슬픈 이야기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에 왕이 나이가 어리면 중전들이나 대비가 수렴첨정을 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공주 이야기도 여기에 들어갔으면 어떠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왕위를 얻으려고 노력한 공주편에 말이다. 아마 꽤 많은 공주들이 포함되지 않을까. 그 중에는 대표적으로는 장희빈도 포함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의 공주들도 꽤 무서운 공주들이 많은 듯 하다. 왕들에 묻혀서 빛을 발하지 못해서 그렇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의 무서운 공주들 편을 모아보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 되지 않을까.  한여름 뜨거운 햇살 만큼이나 뜨거운 공주들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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