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방울새 2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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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그리고 옆에 있는 아저씨를 본받으라고.시오가 내가 아는 아이였다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었다면 나는 그에게 어떤 말을 해줄수가 있었을까.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숨겼던 아이, 그아이에게 나는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줄수가 있었을까. 어떤 말로 그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줄 수가 있었을까. 아니 어떤말로 그의 속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제발 이제는 호비아저씨처럼 살라고 말이다. 너가 좋아하는 그 호비 아저씨처럼 살라고 충고하고 싶다. 

 

아저씨가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끊임없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일 외에는 다른 어떤 일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외곬수로 자신의 일만 하는 아저씨는 조금은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고 사회성이 부족할수도 있다. 그리고 더 높은 값을 받고 팔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아저씨는 사업수완이 없는 것 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오에게 그 아저씨를 본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약아빠지게 세상을 사는 대신에 조금은 곰처럼 우직하게 정직하게 원래 원칙대로 살라고 말이다.

 

뉴욕을  떠나 아빠를 따라서 라스베가스로 온 시오는 보리스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많이 변한다. 그것이 꼭 보리스라는 친구 떄문만은 아니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높인 그에게 관심도 가져주지않는 아빠에 물론 아빠의 여자친구는 말할것도 없고 같이 놀아줄 사람 하나 없는 그곳에서 보리스라는 친구를 만난 것을 시오는 행운으로 생각하고 매일 그와 어울리며 우정을  쌓아간다. 그 시기에는 부모보다도 한창 친구가 더 좋은 나이가 아닌가.

 

그러나 오래된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그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닌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십대의 친구란 더더욱 그러하고 그것이 부모가 모르는, 아니 알아도 통제를 할수 없는 그런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만약 시오가 라스베가스로 가지 않고 뉴욕에 남았다면 어떠했을까. 앤디네집에서 앤디처럼 공부를 잘하고 머리 좋은 아이와 친구를 하면서 그렇게 계속 지냈다면 어떠했을까. 적어도 보리스와 얽힌 일 따위는 겪지 않아도 되었을지 모른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보리스라는 친구를 만남으로 인해서 시오의 인생은 조금은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을수 없는 그런 운명에 놓인 것이 아닐까.

 

라스베라스에서 살던 시오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게 된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앤디의 아버지를 만나 반갑게 다가갔지만 생판 남 보듯 지나치는 그에서 시오는 알수없는 서운함을 느끼고 갈 곳이 없게 된 그는 결국 예전 그 아저씨의 따스함을 찾아서 호비아저씨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곳에서 그리고 평안함을 찾게 된다. 그렇게 잘 지냈으면 좋으련만 아저씨의 가구를 명품으로 속여서 팔아서 집과 가계를 운영해 온 시오. 그것을 물론 아저씨는 모른다. 아저씨가 알았다면 그렇게 하라고 했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오는 그것으로 한숨을 돌리기는 커녕 점점 더 대범한 짓을 하고 실제로 돈을 많이 벌었을지는 몰라도 그것으로 인해서 아저씨의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운명에 놓인다. 시시각각으로 조여오는 시오의 숨통. 자신이 돈을 주고 그 가구를 다시 사겠다고 해도 그 고객은 요지부동이다. 어떻게 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세사람 정도만 거치면 누구든 아는 사람을 만난다고 했던가.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라스베가스의 나쁜 친구, 보리스는 뉴욕으로 돌아와 또 시오를 만나게 된다. 그들 둘이 다시 만났다. 좋은 시너지를 내야 하지만 오히려 나쁜 기운이 스멀스멀 기어들어온다. 보리스는 또 어떤 일로 인해서 시오를 곤경에 빠뜨리게 될까. 아니 그 일은 비단 여기서 시작이 된 것이 아니다. 라스베가스에부터 이미 시작되었던 일. 단지 시오만 모르고 있었던 일. 그것은 시오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그 그림과도 관련이 있다. 보리스와 시오와 황금방울새. 그 황금방울새의 운명은 도 어떻게 될까.

 

그림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그리 흔하지 않다. 가장 최근에 읽은 작품으로는 모네의 그림을 다루었던 '검은 수련'이었다. 하지만 그림과 책은 묘한 연결성을 준다. 검은 수련이라는 책을 보고 모네의 그림을 보고 싶었다면 이 책 역시 다 보고 난후 작은 사이즈의 황금방울새 작품을 보고 싶게 될 것이다. 분명하다. 나 또한 그랬으니 말이다. 그림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마음을 끌어 당기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미술관에라도 가야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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