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마스다미리와 영어. 영어와 마스다미리.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마스다미리는 내가 좋아하는 수짱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인데 그런 그녀와 영어라니. 색다른 조합임에는 틀림없다. 거기다가 일본 사람. 아무래도 한국과 중국과 일본 사람들중에서 영어와 가장 안 친한지 않을까 싶은 그런 나라가 일본이다. 우스개소리로 흔히 하곤 했던 말도 있지 않은가. '마끄도 나르도'라고 맥도날드가 발음이 안되는 일본사람들을 두고 놀리는 말. 사실 그건 몇몇 사람에 헤당하는 말일뿐 실제로 내가 아는 일본인 친구들의 영어 발음은 나(사실 나는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지 않아 발음은 좋지 않은 편이다)보다도 좋았다. 수짱이 아닌 다른 캐릭터, 미치코씨를 내세워서 그녀가 말하고 싶은 건 영어에 관한 어떤 부분일까.

 

미치코씨는 그냥 평범한 일반 여성이다. 나이 마흔. 딸이 한명있고 쇼핑센터에서 일하는 일반적인 그녀가 갑자기 어느날 영어를 배우다니. 그것도 그냥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다.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함이 인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아찬가지로 어려서 부터 영어교육을 시킨다. 학교에서도 의무적으로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 우리나라 커리큘럼과 비슷하게 들어간다. 그러니 본문에서도 보면 기본적인 것은 다 알고 있다. be동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이미 알고 있고 어떤 경우에 붙는지도 알고 있다. 단지 어렸을대 그냥 그렇게 붙으니 외워라고만 해서 외웠을뿐 그것이 왜 그리 쓰이는지는 이해를 하지 못했고 그럼으로 인해서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구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다.

 

사실 그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 것부터가 좋은 발상일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기본적으로 고등학교때까지 아니 대학교때까지도 여러 이름의 엉어들을 배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서는 망설인다. 이것이 틀릴까 맞을까 하면서 고민한다. 그런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때문에 수많은 방법들이 동원되고 학교의 시스템을 바꾸곤 했지만 그래도 학교교육은 여전히 문법에 매여있고 독해에 매여있다. 사실 우리나라 독해문제 어렵다. 특히나 수능에 나오는 문제들이나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나오는 독해들중 현지에서도 잘 쓰지 았는 단어들이 나올때도 있다. 에전에 한번 정말 모르는 단어를 찾아봤을때 뜻이 재림주의자였나라는 것을 알고 한국말로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다.

 

이 책속의 그녀, 미치코씨는 영어를 공부함에 있어서 교재도 없다. 그저 선생님과 이야기 하듯이 선생님이 한 문장을 던져주면 그것을 가지고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샅샅히 분해해서 물어본다. 당연 진도는 잘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모르는 점을 풀어주고 이해시켜 주려고 노력한다. 어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때 선생님은 생크림이 들어가 있는 롤케익을 예로 든다. 롤케익은 아니지만 이 비슷한 방법을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영어는 나룰 주인공으로 해서 그곳에서부터 퍼져 나가는데 한국말은 배경을 먼저 이야기하고 하나씩안으로 들어오는 식이라고 설명을 했는데 어순이 비슷한 일본어 또한 영어와는 반대인지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어색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궁금했는데 이런 방법 또한 쓸모가 있을 것 같다.

 

미치코씨의 공부를 이야기하면서 중간중간에 있는 글을 보면서 언어에 관한 책이 참으로 많다는 것 또한 다시 알게 되고 이 책에 나온 책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나겠다는 생각 또한 든다. 야나기사와 게이코가 쓴 '이중나선의 나'라는 책에서는 '외국어를 공부할수록 모국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두 언어를 비교하는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번역을 하다보면 좀더 잘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어는 설명할수 있는 형용사가 많은 편이라 다양한 형용사를 공부하는 매력은 영어로 도저히 표현할수가 없다. 즉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모국어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they라는 단어를 설명할때도 미치코씨의 질문은 계속된다. 다른 단어로는 사람과 사물을 구별하면서 왜 복수형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그냥 쓰는가에 관련된 것이다. 선생님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나 또한 그게 왜 이상한지 그녀가 이해가 되지 않않다. 그런데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이해했을가. 선생님의 말대로 우리는 이해하지 않았다. 그저 암기했을 뿐이다. 그게 그렇게 되니까 그렇다라고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그녀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가고 자신처럼 뒤쳐지는 사람은 계속 멈추게 된다고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선생님은 계속 계속 멈추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야만 영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시간이 걸려도, 진도가 나가지 않아도 꾸준히 자신이 이해를 하고 나가는 것이 그녀에게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기본영어의 그 기본보다 더 쉬운 영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펴낸 책이라고 했다. 내 생각에는 그보다는 오히려 영어를 배웠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로 배운 사람들 위한 책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듯 하다. 이미 영어를 많이 배웠고 기본적인 생활에서조차 쓰고 있는 나 또한 이 책에서 배운 점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고 지나가야 할 필독서 같은 느낌이 든다. 이때까지 영어가 무조건 암기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 인식을 조금 바꿔보자. 영어란 이해하는 것이다. 조금 늦게 나가더라도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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