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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 아이 : 상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8월
평점 :
치넨 미키토라는 작가 이름으로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그만큼 이름에 대한 믿음이 큰 그런 작가다. 상권과 하권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치넨 미키토의 이야기 중 가장 대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단순하게 길이만 긴 것이 아니길. 당연히 의학 미스터리일 것이라 생각했다. 병원에서 의식이 없는 환자들이 나오고 그들의 병명이 이레스라는 희귀 질환으로 밝혀진다. 네 명의 환자들 중 세 명을 신경내과 의사인 시키나 아이가 맡았다. 제목에 나오는 아이는 이 의사의 이름을 딴 것일까. 병원에 의사에 필요 충분 조건은 다 갖추었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급커브를 틀었다.
아이는 본가에 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환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 깜짝 놀라게 된다. 할머니를 그들이 사다칸마리 사람에게 마부이를 빨렸기 때문이라고 하며 마부이구미를 해야 그들이 깰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유타가 할 수 있단다. 할머니는 유타였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었고 손녀인 아이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부이구미를 할 때는 쿠쿠루를 찾아야 한단다. 아이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지만 할머니는 모든 것을 다 알려주지는 않았다. 단지 '마부야, 마부야, 우타키미소리'. 이 말만큼은 알려주었다. 마부이구미를 하는 주문. 환자의 머리를 만지고 주문을 외우면 된다.
자, 당연히 의학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거만 뭔 뚱딴지 같은 주문이 나오고 거기다 혼을 빨리고 어떤 행위를 해야 한다니 한국으로 따지면 뭐 굿하는 거하고 비교가 되려나. 이러다보니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기대감은 홀랑 사라지고 주문을 외우고 꿈속으로 들어간 아이가 토끼 고양이 모양을 한 자신의 쿠쿠로를 만나고 같이 꿈과 희망의 아니아니 환자의 꿈 속에서 그 사람의 쿠쿠로를 찾아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야 한다라는 그 옛날 보았던 만화 <이상한 나라의 폴> 같은 뜬금없는 이야기와 마주하다 보니 이게 몽환의 아이라는 제목답게 무언가 꿈 속 같기도 하고 온다 리쿠의 작품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하고. 뭐 이런 절망감에 빠져 있다가 그래도 계속 눈은 이야기를 쫓아가는데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다 사고로 눈을 잃고 절망한 환자의 이야기가 경찰 조사로 다 끝나보였던 진상이 꿈 속에서 다르게 밝혀지는 것을 보며 다시금 눈을 반짝이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 이게 치넨 미키토였지.
환자는 세 명. 한 명의 환자는 깨어났고 그 다음 환자는 나이 든 국선 변호사였다. 그는 무슨 일로 절망에 빠져서 잠이 들었고 깨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사람을 죽인 살인자를 변호하게 된 변호사. 자신의 죄를 다 인정했던 범인은 마지막에 자신의 말을 바꾸고 무죄를 주장한다. 결국 변호사는 이 사람을 구해낼 수 있을까.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설명할 때는 하늘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설명하더니 이번에는 또 법정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다. 얼마나 조사를 해야 이런 전문성 있는 이야기를 이토록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인가. 의사인 본업도 작가인 부업도 완벽하게 해내는 작가의 역량의 위대함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맡은 환자는 두 명 째 깨어났지만 아이의 선배인 하나가 맡은 환자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거기다 연쇄살인과 환자가 연관이 된 것 같다면서 경찰이 찾아오게 되는데 막간이라는 제목의 짧은 이야기는 중간에 끼어 더욱 긴장감을 몰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제 하권에서 아이는 자신의 마지막 환자를 깨어나게 할 수 있을까. 하나는 자신의 환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살인 사건과는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의사인 저들은 마부이구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할까.
쓸데없는 덧. 마부이구미를 자꾸 마이구미로 읽게 된다. 마이구미 먹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