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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평점 :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장 쇼킹한 뉴스는 자신에게 늘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의 죽음일 것이다. 가장 최근 좋아하던 한 장르 소설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서 크게 놀라는 일이 있었더랬다. 아직은 조금은 더 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면서 더 재미나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를 기대했었는데. 그래서 이 책의 가장 앞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작가의 직업병 또한 만만치않음을 느끼며 작가님게서 부디 무리하지 마시고 오래오래 계셔주면서 좋은 글을 보여주시기를 바라게 된다.
조정래 작가의 책을 많이도 읽어왔다. 사실 [태백산맥]이나 [아리랑] [한강] 등은 제목만 들었지 실제로 읽을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독서 카페의 회원들과 함께 읽기를 하면서 한 권씩 읽어내는 느낌이 쏠쏠했다. 기업의 생태계를 그린 [정글만리]도 전문적이지만 재미를 잃지 않았었고 [풀꽃도 꽃이다]를 통해서는교욱 환경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 작가는 이제 연애와 사랑이라는 조금은 쌩뚱맞다 싶은 소재를 들고 나왔다.
2천년대가 주 배경이 되고 있지만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생각이나 대사 등은 약간 90년대를 닮은 것도 같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 정도일까. 80년대 후반 선배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온 이재이의 나이는 서른 초반으로 그려지는데 군대를 갔다 왔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면 약간 아귀가 맞지 않은 듯한 느낌은 있다. 너무 실생활을 모른다는 점에서는 부자짓 도련님이고 공부만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짐작을 하면서도 말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겨울 나그네]와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다.
학교 축제 때 시화전 때문에 만났던 이재이와 윤소인. 이재이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모양이지만 제대로 말 한마디 해보지도 못하고 떠났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서야 다시 만났다. 이재이의 친구인 민태석은 아내 정은하와 약속을 하고 이재이를 만나는 자리에 윤소인을 데리고 나왔다. 그렇게 그들은 오랜 시간을 거쳐 재회를 한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그 다음이 어떤 전개가 이루어질지는 상상이 가능하다.
단 여기에도 제약이 물론 존재한다. 윤소인의 집은 빚을 졌고 학원을 경영해서 그 빚을 갚아나가는 중이다. 물론 이재이의 집안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도 돈을 버는 대기업이고. 그렇다고 이재이가 무슨 큰 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안에서 반대할 만한 사이이기는 하다. 윤소인을 도와주기 위해서 이재이는 자신의 상속권을 팔아서 돈을 마련한다. 5억이다. 어떻게 보면 큰 돈이라 할 수 있겠지만 몇 백억 규모의 아버지를 둔 이재이가 청구하기에는 너무 적은 금액이 아닌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목놓아 부르면서 집은 어떻게 마련을 할 것인가. 서울의 집은 못해도 몇 억 대가 아닌 몇 십억대인데 말이다. 상속권의 반을 포기하면서까지 요구한 금액이 너무 새발의 피라는 소리다. 자신은 윤소인이 그림만 그리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생활비는 어디서 나고 만약 아이라도 생기면 그 아이 밑으로 들어가는 돈은 또 어디서 구할건데? 자신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사실 내가 가진 이 모든 의문은 2권에서 해소가 되긴 한다. 아, 이래서 그랬겠구나 하면서 이해가 된다는 소리다. 주인공이 철학을 전공해서 그런가 조금은 뜬구름 잡는 현실성 없는 점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야기의 진행 속도는 그야말로 메가급이다. 다시 만난 주인공들이 행복하기도 전에 소인의 소인의 가정평현이 어렵다는 것을 먼저 기반에 깔아놓고 그걸 해결할 무렵 병마가 찾아오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자꾸자꾸 어려움을 쏟아붓는다. 그들의 사랑의 결과물은 어떨까. 부디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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