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우습게 봤겠지만
베라 쿠리안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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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한 클로이. 이야기는 DAY 60부터 시작해서 그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사실 이 숫자는 클로이가 윌을 죽이겠다고 마음 먹은 디데이의 표기이기도 하다. 입학한 첫날부터 윌을 찾는 그녀를 보면서 대체 이 둘은 무슨 관계일까를 고민했다. 정확하게 그 관계를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그냥 책을 뒤집어 보면 바로 알았을 걸 그랬다. ]60일 뒤 나는 그 새끼를 죽일 것이다]라는 옆으로 누운 카피부터 ]6년전 윌은 나를 강간했다]라는 문장까지 어쩌면 모르고 읽은 것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책 뒷표지에는 스포가 넘쳐나니 아예 아무 것도 모르고 읽는 것이 좋겠다 하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책을 뒤집어 보지 말 것을 강권한다.

여기 하나의 전제 조건이 더 있는데 클로이가 받은 장학금이다. 그것은 사이코패스를 연구하고자 하는 와이먼 박사가 그들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로 불러 모은 것이다. 돈을 주어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그가 연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이코패스는 과연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아무래도 범죄자들의 소개에서다. 너무나도 가혹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이해할 수 없는 범죄인 경우 사이코패스 검사라는 걸 하는 모양인데 점수에 따라서 그들을 나누게 되는 기준점이 생긴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는 모두다 범죄자들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마련인데 사이코패스=범죄자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보인다. 범죄자들 모두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듯이 사이코패스라 해서 모두 범죄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모두 배척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또 하나 생기는데 과연 사이코패스는 정신병적인 요소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라는 문제다. 사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하나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굳이 그들이 범죄와 관련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이코패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워낙 범죄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니 은연 중에 일종의 편견이 생긴 것이 아닐까.

클로이는 자신이 당한 것은 갚아주겠다고 계속 윌을 뒤쫓는 한편 그렇다고 자신이 잡히는 것은 싫었으므로 일종의 알리바이를 만드는데 주력을 한다. 그게 또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다른 사람의 소행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학교에서는 연쇄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을 한다. 두 건의 끔찍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은 둘다 클로이와 같은 와이먼 박사의 연구 대상자였다는 공통점도 있다. 클로이와 같이 들어온 앤드리는 자신이 혹시나 다음 차례가 될까봐 끊임없이 사람들을 의심하고 혼자 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공포영화의 법칙을 되뇌이면서 말이다.

원제는 Never saw me coming. 내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쯤으로 해석하면 되려나. 여기서 나라는 것은 클로이를 의미할까.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녀의 마음 속 이야기를 그대로 제목으로 삼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이라는 제목은 자신만만해하는 클로이의 모습을 조금은 더 단적으로 드러내는 듯이 보이고 있지만. 사건의 범인은 밝혀졌지만 클로이는 여전히 잘 살아남았고 새로운 음모를 짤 시간은 내일도 남았다는 표현으로 보아 그녀의 사건이 여기서 끝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클로이는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갔을뿐이니 말이다.

#스릴러 #장편소설 #베라쿠리안 #나를우습게봤겠지만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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