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우붓 사우나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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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다움, 김재희스러움이 그대로 녹아 있는 책과나무 장르문학 컬렉션 2권이다.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에서 떠올린 이야기에 힐링을 한술 더하고 고난을 한 바가지 퍼붓고 억척스러움을 한꼬집 넣고 가족간의 사랑을 마지막으로 첨가해서 버무려 놓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케이 가족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번역되었을 때 그 나름의 감동과 희망이 더욱 살아날 그런 이야기라고나 할까. 요즘도 이런 가족이 있을까 라고 의문점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픽션은 언제나 사실에 기반하는 법 어딘가에는 분명 이런 가족도 존재할 것이다.

원룸에서 동생과 함께 살던 윤서. 발리에서 한식당을 하던 엄마에게서 연락이 온다.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 엄마가 온다면 반가운 일이여야겠으나 한국에서 사기 당하고 발리로 간 엄마가 갑자기 들어오는 것은 혹시 또?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고모의 마사지 숍까지 몽땅 날아가 버리고 빚만 진 채 돌아온 엄마아빠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부모가 있을까 했다. 윤서가 가장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말이다. 케이 장녀도 말이 좋아 가져다 붙인 거지 그 마음이 오죽할지는 같은 입장의 내가 너무 잘 안다.

작은 아빠의 도움에다가 고모의 집, 윤서가 있던 원룸까지 탈탈 털어 사우나를 운영하게 되었다. 온가족이 모두 집을 빼서 얻은게 사우나니 갈 곳이 있을 리가. 가족은 남자방 여자방으로 나누어 텐트를 쳐서 개인공간을 만들고 함께 생활하기에 이른다. 부모는 사우나 운영을 맡고 고모는 매점을 맡았고 윤서와 서홍은 아르바이트로 도움을 주고 세산사들과 옷가게 등은 전에 있던 그대로 고용했다. 여기에 윤서의 이모가 세신사로 함께 한다. 그야말로 온 가족 총출동이다.

1월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12월까지 열두달을 꼬박 채워 일년동안의 사우나 운영기를 그리고 있다. 장사라는 게 어디 그리 맘대로 쉬울까. 진상 손님으로 인해서 마음 고생도 하고 사기꾼이 등장을 하는가 하면 물이 역류해서 난리가 나기도 하고 엄마 없이 아이만 데리고 온 아빠가 있는가 하면 갈 곳 없는 중고등학생도 등장한다. 정말 별별 일이 다 있다 싶을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이다.

집안의 막내인 서홍은 똑똑이다. 책을 늘 끼고 있는 서홍은 어떻게 보면 철 없는 듯이도 보이지만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창의적이며 어려운 때에 아이디어를 내서 돌파구를 만들어 낸다. 모르긴 몰라도 이 친구 나중에 어느 회사에 가더라도 자기 맡은 바는 한 자리 똑부러지게 할 위인이다. 아는 것도 많지만 마음도 따듯해서 엄마를 이해하고 힘을 불어 넣어주는 에너자이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벌리 이벤트에서는 작가의 경험이나 자료 조사가 넘쳐남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레트로 파티나 90년대 음악에서는 작가와 비슷한 세월을 지내온 사람들이라면 더욱 반가와 할 이야기다.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 완전 공감을 외치기 십상이니 말이다. 또한 작가가 자주 간다는 사우나나 세신 같은 장면에서는 진짜 아는 사람만 쓸 수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그런 경험을 접해보지 않은 나에게는 신기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즐겨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공감대가 형성이 될 수도 있다.

일년을 꼬박 일했다고 어디 일확천금이 생기랴마는 그래도 노력한 보람이 헛되지는 않았다. 이 가족을 중심으로 더 많은 인연들이 늘어난다.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표지의 그림을 살피면서 누가 누구인지 맞춰보기에 여념이 없다. 사회 문제와 가족 문제 그리고 청소년 문제와 더불어 각종 이슈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다정하면서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은 그런 이야기다. 날도 더워지는데 사우나 한판 어떠시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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