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독 살인 사건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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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비탐정에서 봤던 최가로 변호사가 다시 돌아왔네.라고 생각했더니 띠지에 스핀오프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아직 정식으로 돌아온 건 아니구나. 어쩐지 생각보다 책이 얇다 생각했더랬다. 삼백 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이 얇은 건 아닌데 삼비 탐정에 비해서는 그렇게 보였더랬다. 이 사건에서 최가로는 등장은 하지만 그렇게 크게 사건을 들고 좌지우지하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전에 읽었던 일본소설 [8050]이 떠올랐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당한 자식이 있다는 점이 동일했다. 그로 인해서 8050에서의 당사자는 자신의 방에서의 은둔을 택했고 이 소설 속의 당사자는 자살을 선택했다. 쇼타의 아버지는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때 당시의 상황을 알았고 아들을 구해주기 위해서 소송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미진의 아버지는 당연히 그때 모든 상황을 알았지만 합의를 했고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딸을 그렇게 만든 그때의 학생들에게 살인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과연 어느 쪽이 바람직한 것일까.

사실 사적복수는 한국에서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눈눈이이라는 말이 분명 나와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했을 때 남아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것은 현실적이지는 못하다. 단지 문서상으로만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자기 자식은 지난 세월에 매여 있는데 그렇게 만든 남의 자식은 훌륭하게 성장해서 잘 나가는 걸 보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자식이 없어서 부모의 입장을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그것은 원통할 것이다. 하물며 자기 자식이 죽었다면 그것은 백번 더하겠지.

처음 시작하자마자 벌어지는 이야기는 상당히 잔혹함을 포함하고 있다. 잘 짜여진 살인 계획이다. 자살한 딸의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 무차별살인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이해는 하지만 꼭 이랬어야만 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쌍하두었던 복수의 원한을 터뜨리기라도 하듯이 자신에게는 내일도 미래도 없다는 듯이 이어지는 사건들이 이 이야기의 전체를 다 대변해주는 듯 하다.

그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건가 했는데 장이 바뀌자 그 다음에는 사기 사건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죽은 미진과 친구였던 민가흔과 그녀의 담임이었던 신남선이 나온다. 이들과 첫번째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이 될까. 죽은 아이를 사이에 둔 채로 연결되긴 했지만 말이다. 신남선이 피해자로 나오면서 그녀의 제자였던 최가로 변호사가 함께 나오고 모든 등장인물이 다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아무래도 같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개해 나가는 방법이나 결말은 사뭇 다르지만 말이다. 두 책 모두 사회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사회적 문제를 표방하는 것은 8050쪽이 더 강력해 보인다. 과학 교사인 작가는 제목답게 무언가 과학적인 접근을 하려나 하고 기대를 해봤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제목에도 언급된 복어 독은 아주 극히 일부분적인 면만 보일뿐 크게 이야기에 개입되지는 않았다. 아주 쪼금 뿌려진 양념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지극히 재미적인 부분을 주기 위해서겠지만 그리고 인물의 성격이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겠지만 가흔이 가로와 남선과 함께 계속적으로 술자리를 하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이야기를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흔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전개를 생각한다고 해도 말이다.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그런 성격으로 본다 하더라도 한번이면 족할 일종의 회식장면은 드라마의 피피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럽이나 영미 장르소설들은 어둡고 무거운 경우가 많다.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은 그러한 면에서 어느 정도 가볍게 접근해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은 것 같기도 하지만. 일본소설은 장르에 따라 세분화 되기는 해도 그에 비해 어느 정도는 가볍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이고의 책 조차도 어떤 책들은 진짜 작가의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가벼울 때가 많으니까. 그에 비해 한국의 장르소설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가볍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야기가 결코 가볍게 그려지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 소설에서도 주어진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느낀 것은 제목이 주는 무게감에 대한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최가로 변호사의 컴백을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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