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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없다
리사 주얼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6년 4월
평점 :
당신은 타인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가족 아니고 친척 아니고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친구 아니고 전혀 몰랐던 사람 생판 남인 사람을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해 줄 수 있는가? 내 대답은 아니오다. 아니 조금 더 강하게 말하자면 네버다. 하지만 여기 알릭스는 그녀 조시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집에 들이고 자기의 옷을 빌려주고 먹이고 보살펴준다. 알릭스가 조시를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다. 그렇게 선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베풀어 준 대가를 보라. 선한 사마리아인이 모두가 될 수 없다.
알릭스와 조시가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같은 날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조시는 남편과 그리고 알릭스는 친구들과 같은 장소에서 생일파티를 하게 된다. 조시는 그들이 같은 생일임을 알게 되고 팟캐스트 진행자인 알릭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그녀들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구구절절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조시.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참 기구한 인생을 살았네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렇다고 그녀가 막 무슨 협박을 받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의심을 한다. 얼마전 읽었던 이야기에서처럼 조시가 혹시 알릭스의 자리를 탐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조시가 자신의 남편인 월터에게 진력을 내고 알릭스의 남편인 네이선을 탐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거기다 방에서 나오지 않는 딸 에린의 존재도 의심스럽다. 전형적인 은둔자 생활을 하는 그녀. 조시는 그런 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먹을 것을 챙겨준다. 하지만 음식이 또 이상하다. 아기들이 먹는 이유식이다. 그녀가 아픈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냄새가 난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실제로 그 방 안에 누군가 살아있기는 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혹시 아무도 없는데 조시가 누군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이런 식의 심리 스릴러가 그렇듯이 전형적으로 느리게 흘러간다. 어찌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허겁지겁 잃어버린 자신의 페이스를 찾으려는 사람 마냥 갑자기 돌변하더니 마구잡이로 달린다. 이 사람이 말하는 것이 전부 사실인가 이것을 믿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할 무렵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것마저도 사실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고 또 다시 자신의 관점에서 이것이 사실입네 하고 들이민다. 거기서 끝냈으면 좋으련만 이야기는 시간을 흘러가며 다시 한번 반전을 꾀하고자 한다. 어찌보면 제목 그대로 진실은 그 어디에도 없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