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다른 작가들과는 또 다르다. 그 당시 유행했던 책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유명한 책들은 거의 비슷하게 읽었고 그 인풋은 그대로 작가만의 경험과 생각과 섞여서 자신만의 작품이라는 아웃풋 형태로 나온다. 그 결과물을 보는 것은 내게는 너무 흥미로운 경험이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선배 작가들에 대한 오마주가 곳곳에 넘쳐난다고 했다. 다른 자세한 부분들은 모르겠지만 전체를 다 읽고 난 후 나는 이 글에서 언급된 [64]를 떠올렸다. 경찰소설중에서도 최고로 꼽는 소설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그 느낌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대로 드러났다. 제목 그리고 가장 중요한 모티프는 가사이 기요시의 [바이바이 엔젤]에서 얻었다는데 그 책 또한 읽은 적이 있어서 와, 진짜를 외치며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모스 경부 시리즈는 처음 들어서 그 책이 궁금해진다.
사쿠라다 도모야의 소설은 전작 [매미 돌아오다]를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곤충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쓸 수도 있구나 하면서 낯섦에 즐거움을 느꼈더랬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궁금했던 작가였다. 전혀 다른 이런 경찰소설로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그 기대를 저버린 것이 또 더욱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다음 작품 또한 곤충을 사용한 그 시리즈였다면 나름대로 또 즐겁긴 했겠으나 새로움은 주지 못했을 텐데 이런 변주가 독자로서는 행복하다.
어떻게 보면 제목이 주는 것이 전부라 볼 수도 있다. 잃어버린 얼굴. 시체가 한 구 발견된다. 얼굴은 다 뭉개졌고 치아도 다 뽑혔고 손도 잘렸다. 분명 이 시체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 분명한다. 다르게 말한다면 이 시체의 신원이 밝혀지는 순간 범인이 바로 특정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찰들은 어디서 어떻게 이 신원을 밝혀낼 수 있을까.
수사계 계장 히노가 이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의 밑에 순사부장인 이리에가 있다. 동기이자 다른 부서인 하보로도 있다. 부수적인 등장인물들은 제외하면 이 셋을 중심으로 사건 해결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겠다. 여기에 열살인 꼬마가 하나 나온다. 마치 도시락에서 가장 핵심적인 반찬 정도로 생각하면 되려나. 아이는 자신이 보지도 못했던 아빠를 찾고 있다. 십년 전에 실종되었던 아빠. 변사체가 나타날 때마다 혹시나 아빠일까 싶어서 찾는 것이다. 이 아이가 결정적인 힌트가 된다.
그저 비슷한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이야기가 술술 풀려가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묻혔던 비밀들이 드러난다. 뛰어난 탐정들이 한방에 이 사건은 내가 해결한다 이런 식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이렇게 가설을 잡으면 이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맞아 딱 떨어지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모든 설명을 다 늘어 놓고 그러니 너가 범인이야 해 놓고는 누가 반박을 하니까 그렇다면 이게 아닌가? 하면서 뒤로 물러서지도 얺는다. 사실 그런 식의 전개를 가장 싫어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더 고마왔다고나 할까.
전작이 독특한 소재로 흥미로왔다면 이번 작품은 기대와 달랐던 경찰소설이어서 더 좋았다. 중간중간 나오면 유머 감각도 긴장된 분위기를 살짝씩 늦춰주어서 좋았고. 이렇다면 나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또한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다음은 어떤 작품으로 돌아오려나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색다름도 이런 묵직함도 다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