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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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해서 그러저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 범인은 누구입니다. 이렇게 딱 끝내면 참 좋으련만 앞에 다 이야기 해 놓고 이해도 다 했는데 그래서 저렇게 된 거구나 하고 알아차릴 무렵에 반격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추리는 조금 별로라 하는 편이다. 누군가는 그런 기법을 좋아할 지 몰라도 말이다. 영화도 타임 슬립은 괜찮지만 같은 날이 반복된다거나 하는 식의 설정은 영 별로라 한다. 지루하다고를 외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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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 도모유키의 책을 처음 읽은 건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라는 다소 긴 서술형의 제목이었다. 워낙 제목이 인상적이었고 표지도 끌렸기에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후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라는 역시나 서술형의 제목을 들고 나왔을 때 아 이 작가는 이런 식으로 작품을 쓰는가 보다 하고 담아 두었더랬다. 내용의 흥미로움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다소 엽기적인 행각을 그려내는데 천재인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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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바뀐 것은 [명탐정의 제물]부터였다. 앞에서 말한 내용도 그 책의 표현 방식이었다. 내가 알던 작가의 이야기와 너무 달라서 아 이런 식이면 곤란한데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었다. 그런 행보는 다음 책인 [명참정의 창자]에서는 괜찮았지만 [엘리펀트 헤드]에서는 극점을 찍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니아니 이대로는 아니되오. 내가 당신에게서 멀어지게 하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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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앞서의 이야기들과 다르게 단편집이다. 더해서 앞의 책들보다도 이전에 나온 첫 소설집이다. 그렇다면 다소 미진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오히려 멀어질 뻔한 내 마음을 돌려 놓게 한 수작들이 가득하다. 짧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 대로 그 나름의 이야기들의 틀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어서 색다른 맛을 느끼는데 아주 그만이다. 아동 연속 살인사건을 다룬 <최초의 사건>, 인간이 아닌 새로운 존재들을 그려낸 <큰 손의 악마>와 <모틸리언의 손목>, 돈은 없지만 여자를 안고 싶은 남자에게 주어진 죽은 여자 이야기를 그린, 아니 거기서부터 시작된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마지막으로 이형의 존재들이 모여 쇼를 벌이고 하나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범인 찾기가 그려지는 <천사와 괴물>에 이르기까지 어디선가 본 듯한 하지만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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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반복하지만 단편집을 그냥 별로라 막연히 별로라 하는데 이 정도 퀄리티를 가진 이야기라면 그리고 어딘가 모자람 없이 닫아주는 결말이 존재한다면 단편 또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작가만의 특색인지 모르겠지만 결론을 다 내리고 아니아니 이것은 다시 거슬러 가야하오를 외치는 것은 마지막 이야기인 천사와 괴물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 역시도 그러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에 진범이 누구인지를 확정해주고 그것을 확실히 알려줌으로써 어디 한 곳 빈틈 없이 꽉 닫아준 결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싫어싫어하면서 읽는 것이 이야미쓰였던가 이 작가 또한 이 분야에 탁월하다고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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