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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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아주 적절한 밀당을 잘 한다. 떡밥 몇개를 던져주고 후다닥 마무리를 지었다. 나머지는 어쩌라고. 샴쌍둥이 이야기도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 수술은 잘 되었는지 각기 다른 직업군으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고 언니의 사건으로 인해서 생긴 증후군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투잡 아니 쓰리잡을 뛰고 있을 것 같은 미오도 궁금하고 천재 의사 류자키가 이 사건 이후에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유력한 노벨상 후보자였던 히가미 교수의 마지막 꿈은 무엇이었는지 옴스의 작동 여부와 활용 가능성 등등등 아직까지도 풀어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란 말이다. 어쩌겠는가. 작가의 손만 노려보고 있을 수밖에. 설마 후속작을 내주겠지. 여기서 끝이라고 하면 정말 화낼거다 나.

신입 간호조무사 미오. 신입이라 모든 것이 서툰 그녀지만 주의 동료들의 도움으로 차분하게 일을 배워간다. 가장 중요한 환자들간의 소통도 잊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냥 넘겨버릴 뻔한 증상을 담당의에게 말하므로 인해서 환자의 목숨을 살리기도 한다. 그렇게 막연히 따스한 이야기만 계속될 줄 알았다. 천재 의사 류자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일뿐 감정을 비롯한 그 외의 것들은 배제한다. 차갑고 냉철하다. 환자들을 살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미오와 다름없다. 접근방법이 다를뿐.

실제로 대학 병원급에서 간호조무사와 천재 의사가 만나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극적인 재미를 주려고 만들어낸 관계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신선하다.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만나서 티격거리고 때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돌진하는 모습이 재미를 준다. 제목에 왜 이웃집이라는 단어가 붙었을까가 궁금했는데 실제로 이웃집이었다. 정확히는 옆집. 요즘 시대에 옆집 사람과 얼마나 알고 지낼까마는 그런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줌으로 훨씬 더 친밀감을 선사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추구할 수 있다. 가령 집을 빌려준다거나 하는. 드라마 원작인만큼 이런 장면들이 그대로 영상화 되었을 때의 재미를 상상할 수 있다. 드라마 촬영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데 그런 설정들 마저도 미리 생각해 둔 것일까.

암수술을 앞둔 나이 든 환자, 맹장수술을 반대하는 보호자, 각성 상태로 진행해야 하는 뇌수술, 인공심폐기를 쓰지 않고 진행하는 심장수술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인해서 끊임없이 퐁퐁퐁 솟아나는 흥미로움이 유지된다. 작가의 전문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류자키를 보면서 두 캐릭터가 생긱났다. 본문 중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블랙잭>이라는 일본 만화의 주인공이다. 나도 꽤 좋아했던 만화책인데 그 역시도 불법적인 천재의사가 등장을 한다. 또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도 떠올리게 된다. 천재 의사 캐릭터라면 무조건적으로 재미있을 거라고 덤비게 된다. 하지만 그 덤빔에는 절대 후회가 없다. 이웃집 너스에이드2라고 떡하니 앞에 적혀진 책을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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