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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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정보라 작가의 책을 도서관에서 몇번이고 지나쳤다. 그 앞에서 몇번이고 망설였다. 읽을까말까를 굉장히 고민했다. 아마도 수상작이라는 것때문에 오히려 더 망설이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니었다면 오히려 더 먼저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닐 수도 있지만.

애매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꿈인듯 현실인듯 경계가 나누지 않는 그러한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꿈속인듯 아련하게 보이는 표지가 나를 한걸음 밀어내긴 했지만 그래도 그 뒤로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또 한 걸음 나를 끌어당기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이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건 이것이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것이었다.

'알'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여자가 시체에 물을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미 시체가 존재하고 그녀는 거기에 물은 준다. 그리고 시체는 자란다. 혼자 가만히 생각해본다. 시체가 오래되어서 거기에서 곰팡이 같은 것이 자라는 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인가 하고 말이다. 작고 하얀 버섯 같은 것이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혼자서 상상을 하고 있을 무렵 '병원 가는 날'이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무정형이라는 존재가 등장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나타난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격인 이 존재만 해도 이름이 무정형이다. 성이 무 씨이고 이름이 정형인지 성이 무정이고 이름이 형인지 그건 알 수 없다. 이 존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하는 것도 모르겠다. 단지 이 존재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아이들의 집에서 한번씩 일을 한다. 그리고 집을 돌아다니면서 이 집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검사를 하는 일을 한다.

그나마 이 이름은 양호한 편이다. 무정형의 친구는 정사각형이고 자식은 가루다. 물론 삼각형도 존재하고 표나 관 같은 한자어의 이름도 등장을 한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낯설었다. 영어 이름이던 일본어 이름이던 딱 정해진 이름이 있어야지 어떻게 이런 이름을 사용할 수가 있지 하면서 의구심도 들었다. 내게 있어 이 작가의 책이 처음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다른 책을 읽어보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어떠한지를 본다면 이 책의 이름들이 더 잘 이해될 지도 모르겠다.

공공임대주택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은 결국 살인사건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아이가 바로 색종이다. 색종이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 아이들의 집이다 보니 이곳의 양육교사들도 그 사건으로 인해서 충격을 받는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입양인 표와 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가족이 있었음에도 해외로 입양이 된 케이스였다. 무슨 이유로 그들은 자신의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게 된 것일까.

작가의 말에서도 보여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명한 아이 수출국이다. 인구수가 줄고 있는데 왜 아이들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일까. 왜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저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고 밖으로 보내는 것일까. 이 책처럼 아이들의 집이라는 곳이 만들어지고 정부와 온 나라와 정책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해준다면 그런 해외입양은 조금은 줄어들게 될까. 모를 일이다. 작가는 그런 것이 의문을 품고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한국의 아이들은 어디서 자라고 있는 것일까.


#장편소설 #미스터리 #스릴러 #평행우주 #아이들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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