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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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금 시들해졌는지도 몰라도 한국적인 토속 호러하면 무조건 박해로를 꼽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애정도 있었다. 처음에 뱀이 그려진 표지로 시작해서 소머리 귀신으로 바뀐 [섭주]라는 작품은 개인적으로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이랄까. 한국적인 매력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소설이기에 한글로 읽어야 그 매력을 훨씬 더 체험할 수 있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번 작품은 제목에 아예 박해로라는 이름을 박아 넣었다. 그만큼 작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그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솔직히 제목만 보고서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박해로 작가가 어떻게 이런 종유의 작품을 쓰게 되었나 하는 그런 뒷이야기들 있지 않은가. 이 책에는 총 세 편의 단편들이 들어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80년대가 그 배경이 된다. 시대에 맞게 국민학교가 주인공이 다니는 곳이다. 학교 선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때 시골에서는 당연히 그랬다는 듯이 비록 스쿠터를 몰고 다니지만 음주운전을 밥 먹듯이 하는 주인공에게 별로 정이 가지는 않았다. 더구나 학교 선생이면서 말이다. 그때야 뭐 다들 그랬다라는 변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히 좋은 눈으로 보아지지는 않는 설정이었다.

두번째 이야기는 한 마을의 열녀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역시도 옛날 옛날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데 말이지 하면서 들려주는 것 같아서 그렇게 강한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이야기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한 화가의 죽음. 그리고 그의 작품. 등장하는 인물은 세 명. 양 손에 보따리를 든 젊은 남자와 그를 배웅이라도 하는 듯이 나와있는 한 여자와 빡빡머리의 아이. 이별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가슴 뭉클한 그림이었지만 이 작품의 배경에는 정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이 화가의 삶을 다시 조명하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그 모든 것이 가스라이팅과 무속신앙을 연결해 놓은 것이라서 지금도 어디선가는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짜 살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누군가를 죽이는 것도 가능한가. 분명 이 세상에 사단은 존재하는데 그들을 인간이 임의대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한가. 그렇다면 누군가를 아무 생각없이 죽이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는 인간이 아닌 저들의 악령에 씌여서 행하는 것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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