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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응?? 응??? 에필로그 바로 앞까지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흠. 내가 이해한 것이 맞나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스포는 금지일 것이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모임이 따로 있을리도 만무하고 의지할 것이라고는 옮긴이의 말 뿐인데 이 역시도 스포가 될까봐 약간 두루뭉수리하게 이름에 대한 언급만 해둔 상태다. 이러면 내가 알고 있는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알 수가 없지 않은가. 내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의 대놓고 스포모임을 만들어 결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다. 나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과연 맞을까.
시가 아키라의 책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다소 긴 제목의 책으로 이미 만나본 적 있다. 데뷔작인데도 대단한 몰입감이 느겨지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그 대가로 연결되어서 돌아오는 사건들이라니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비슷한 제목으로 시리즈가 나온 것으로도 알고 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이미 맛을 보았으니 기대감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대출에 관한 이야기다. 내야 할 집세는 몇달씩 밀리고 돈이 나올 구석은 없고 정신은 피해를 입어 회사도 그만두고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 신세의 싱글맘 다카요. 말이 싱글맘이지 서류상으로는 아직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기에 지원조차 신청할 수가 없다. 지원은 커녕 남편이 어디서 자신을 찾아올까봐 새로운 주소지도 숨기고 살아가는 신세다.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그렇게 돈이 여유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별별 알바를 다 알아보다가 결국은 대부업체를 알아보게 된다.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돈을 받을만한 보증이 있어야 그들도 돈을 빌려 줄 것이 아닌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을 무얼 보고 돈을 빌려준단 말인가. 아무리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해도 리스크는 있는 법이다.
그런 다카요에세 돈을 빌려준 것이 바로 사채업자 미나미다. 미나미는 다카요에게 넓은 마음으로 대해준다. 다카요의 사정을 이해해주고 돈을 빌려준다. 물론 이자는 정확하게 받지만. 원금은 나중에 받아도 좋으니 이자만이라도 줄 것을 요구하지만 그마저도 다카요에게는 감지덕지다. 일단은 집에서 안 쫓겨 날 수 있지 않은가. 자신이 혼자였다면 그나마 괜찮았을지 몰라도 아이까지 있는 다카요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완전히 진화는 되지 않았다.
속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전혀 다른 입장에 놓인 다카요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앞에서 보았던 그 다카요가 아닌 것이다. 그런 반전에서 주는 짜릿함도 역시나 작가의 능력이다. 이렇게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제목이 주는 그 의미는 무엇일까. 결국 속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