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킬링 타임용 책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을 죽이기 위한 책으로 딱이라는 소리다. 막막 재미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닌 대충 떼우기 좋은 책이라는 소리일까. 이 책은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이유로는 절대 아니다. 이야기에 깊이 빠져 버려서 시간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여기게 되는, 그래서 시간을 죽여버린 그런 책이다. 분명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손에 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점심이 되기 전에 벌써 다 읽어버렸다. 그야말로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책 제목처럼 마술같은 일이 벌어진다.괜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는 소리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는 한 여자. 프론트에서는 그녀가 전에도 왔던 것을 기억한다. 매번 다른 이름.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녀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던 그 이상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체크아웃 시간이 넘도록 나오지 않는 여자. 마스터키를 가지고 열어본 방에는 피범벅이 된 채로 누워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어떻게 죽은 것일까.

집에서 죽은 한 남자. 르포를 쓰는 그는 무언가로 목을 졸려서 죽었다. 달리 누가 침입해 온 것은 없는 것 같으니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이는데 누가 그를 죽인 것일까. 구사나기는 이 사건을 맡아서 그가 최근까지 취재하고 있던 것을 살피게 된다. 통화 이력을 살피던 그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 자취를 감춘 사람이 있음을 알아내고 그에게 집중을 한다. 경찰이 움직이는 것을 알고 도망을 간 것일까. 그렇다면 그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될 것이다.

유가와 교수 시리즈다. 구사나기가 맡은 사건에서 핵심인물은 신고다. 신고는 호텔에서 죽은 여자의 동생이며 유가와 교수의 까마득한 후배이자 대학에 입학했지만 누나의 시건으로 인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취업을 한 사람이다. 유가와는 물론 그가 르포라이터를 죽인 것은 아님을 확신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나름대로의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신고가 하려는 일은 무엇일까.

유가와 교수는 물리학자다. 그래서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을 하는 이야기에는 유독 그런 과학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그런 전문성이 이야기를 읽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야기의 재미를 끌어 올려주고 흥미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맡게 된다. 맛있는 음식에 마지막으로 장식한 향신료처럼 확 집중을 하고 몰입을 하게 만드는 그런 요소가 된다. 그래서 더 큰 재미를 보장해 주게 된다. 시리즈 최고의 갈릴레오라고 단언한 작가의 말이 결코 과장되게 들리지가 않는다. 과학과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