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저택섬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쿠야스러움이 살아있으면서도 정통 추리 미스터리의 형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독특한 형태의 이런 미스터리는 진정 도쿠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분명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도 살인사건이다- 폭풍으로 인해서 갇혀 버린 섬이라는 공간은 밀실 미스터리를 연상케 하며 탐정이 등장을 하니 추리 미스터리의 조건은 완벽하게 갖춘 셈이다.
여기서 누가 범인이게?만 찾으면 끝나는 상황이지만 주인공들의 투덜거림으로 인해서 그 긴장감은 다소 완화가 된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믹한 요소를 섞어 놓아서-간혹 슬랩스틱도 선 보인다-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는 것은 예사이며 탐정과 변호사 서로 간에 비하를 하거나 자아 붕괴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다반사다. 이런 점들이 추리 미스터리의 높은 장벽을 살짝 낮춰주는 결과를 불러온다. 그렇다고 해서 트릭이 느슨하거나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개연성이 없거나 하지는 않는다.
굉장히 독특한 형태의 섬을 배경으로 삼고 그 속에 또 실제로 존재할 것같으면서도 꼭 돌아아야만 하는 회전계단을 만들어 놓는 등 일종의 시각적인 트릭도 심어 놓아서 독자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도 일으키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나는 이번에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에먼 스님만 잡고 의심하고 물고 뜯었다. 범인처럼 보이지 않은 사람이 바로 범인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나만의 직감인 것인데 단 십 퍼센틔의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 또 한번 입증되었다.
프롤로그에서는 중학생 세 명이 등장을 한다. 고기잡기로 돈을 벌어보고자 한밤중에 배를 타고 나선 참이다. 그들은 그야말로 만선의 꿈을 이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더 잡아보고 하던 참이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무엇인가가 날아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날아온 듯 보였으나 물에서 튀어 나와서 그야말로 하늘로 솟아 올랐다. 그리고 다시 떨어졌다. 그들에게 닥친 그 상황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존재는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