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ㅣ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평점 :
인상적이다. 표지말이다. 최근 들어 가장 인상적인 표지를 본 것 같다. 확인해본다. 신수영 작가의 <가시없는 장미>라는 작품이다. 2019년에 그려진 그림인데 출판사에서 참 잘도 찾아냈다 싶다. 비비드한 컬러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노랑과 빨강의 이토록 확연한 대비라니. 여자의 얼굴 그 얼굴을 감싸고 있는 화려한 스카프.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이라는 서술형의 제목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지 않는가. 저 스카프가 걷히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엇일까.
일본 작품을 많이 읽어왔다. 그런 만큼 어느정도의 등장인물을 헷갈리지 않고 읽어낼 수 있다 자신했는데 왜 이토록 헷갈렸을까. 본문 속에서는 딱 두 죽음이 나온다. 하나는 한 여자의 죽음이다. 건물에서 뛰어 내린듯 하지만 머리를 맞아서 죽었다. 노숙자로 보인다. 그녀는 자살을 했을까. 그렇다면 뛰어내린 후에 누군가 그녀를 다시 쳤다는 건데 그녀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또 하나의 죽음은 한 남자의 죽음이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칼로 찌른 사건이었다. 사건 이후 남자의 딸은 할머님 집으로 갔고 이곳에는 부인만 남았다. 범인도 잡히지 않은 이곳에서 있기가 두려웠던 것일까. 전혀 다른 죽음이라고 생각했던 사건은 딱 한 지점에서 만난다. 그것이 이 두사건을 연결하게 된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형사다. 상당히 제멋대로 하는 괴짜 형사인 미쓰야와 그의 파트너 신입 다도코로다. 미쓰야는 무언가 생각이 많다. 모든 것을 다 다도코로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다도코로는 그것이 불만이다. 자신을 믿지 못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쯤되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도 좋으련만 사진처럼 찍어서 기억하는 미쓰야를 따라올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쓰야가 후배 형사를 하나하나 조목조목 알려주는 타입도 아니고 범인을 찾는 과정도 범인을 알았습니다라는 한마디로 결론낸다. 그러다 보니 필연코 등장하는 갈등. 하지만 그런 갈등은 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 콤비의 투닥거림을 더 즐기게 된다. 다음엔 또 어떤 사건으로 만나게 될까 기대하게 된다. 책의 뒤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전작의 재미를 가뿐히 뛰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