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
최소망 지음 / 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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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읽자마자 한 권의 책이 생각났다. 바로 [달러구트 꿈백화점]이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속편까지 나오게 된 작품이다. 한국 작가가 썼지만 주인공들의 이름이 한글이름이 아니었던, 실제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던 그 작품. 따뜻함을 겸비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여러가지 에디션으로 개정되어 나오기도 했고 합본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딱 그 책을 연상하게 된다.

오늘도 눈물바람인 엠마. 남의 일에 유달리 더 감정이입하고 동조하고 공감하는 그녀이기에 눈물로 충혈된 눈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를 보며 친구는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런 엠마는 눈물관리청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그녀가 일하는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처음부터 쏟아져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일회용이 아니다. 계속되는 에피소드들에서 다시 한번 나오게 된다. 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을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 단 한 사람도 허투루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화폐단위. 눈물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물론 누군가로부터 가혹행위를 하거나 해서는 인정이 되지 않으며 양파 때문에 울거나 하는 자연스런 반응은 단 1오슬러 뿐이다. 이런 조건들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나의 지금 처한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래도 나와 같은 나와 비슷한 이야기들에 더 공감을 한다.

그렇게 한참 화풀이를 하고 나면 슬픈 눈으로 자신을 보는 엄마가 짠했다.

67p

엄마에게 마구 퍼부어대는 에밀리. 그러고서는 후회한다.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엄마이기에 막 그렇게 해도 될 것 같고 아니 될 것 같아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된다. 그레놓고서는 그러지 말걸 후회한다. 엄마가 나를 어떻게 볼 것임을 알기에 그렇다. 엄마의 작년 다이어리를 본다. 때로는 나에게 고마워 하지만 때로는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며 너무 싫다고 적어 놓은 글을 본다. 바로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엄마한테 포악을 떨며 발버둥을 치며 울었던 것이 기억났다. 좀만 더 참을 걸. 슬픈 눈으로 보던 엄마가 기억났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떠나고 싶었을까. 나 편하라고.

제 생각엔 돈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가족을 잃은 슬픔을 대신할 순 없을 것 같은데요.

290p

잘 살다가 문득 화가 나고, 그 사람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자책하실 수도 있습니다.

(중략)

그러니 여러분도 부디 밤하늘의 별이 된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행복해 주세요. 행복하려 애써 주세요. 살아주세요. 살아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91p

가장 높은 값의 눈물은 아무래도 가족 중 누군가의 떠남으로 인한 눈물이다. 수억을 준다 한들 수조를 준다한들 아니 수천조를 준다한들 돈 때문에 가족이 빨리 죽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까. 돈 때문에 부모를 죽이는 경우가 있긴 해도 이 경우는 눈물이기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 작가가 눈물관리청장 레이먼의 입을 빌어 인터뷰에 대답한 글에서 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또록또록 흐른다. 지금의 내 상황이기에. 바빠서 정신없이 살다가도 화가 나고 나 때문이다 자책도 하고 있으니. 그래도 레이먼의 말처럼 행복하려 애써본다. 오늘도. 내 통장에 눈물이 입금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아니 입금이 되더라도고 '몽실 애프리콧'의 색깔처럼 약간 기쁜 눈물이라면 그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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