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와는 달리 나는 엄마를 보지 못했다. 정확히는 엄마의 유령이려나. 우리집 부엌에는 사쿠라의 엄마같은 우리 엄마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은 슬프다. 단 한번이라도 희미하게라도 엄마를 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한번 나타났다 사라지더라도 건강한 모습 그대로 밝게 웃는 엄마를 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사진을 올려 놓은 마이 박스에서는 몇년 전 사진이라면서 알림을 알려준다. 4년 전이라면서 보여주는 그 사진들은 엄마와 내가 나트랑에 놀러 갔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 표정도 내 표정도 밝고 좋다. 더운 나라 엄마가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고 바다 속에 들어가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은 귀엽기도 하다. 두번 다시 볼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올려놓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최근 개인적으로 이별을 경험했거나 어떤 사랑이라도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았거나 또는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내줄 수 있는 옴니버스 이야기. 곱고 고운 표지만큼이나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