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해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몇 읽었다. [신전래특급]이 그랬고 [전래미스터리]가 그랬다. 앞의 책이 작가의 특징이 아주 잘 묻어났다면 뒤의 책은 새로움을 주었다. 이 책은 기존의 장화와 홍련이라는 기본 주인공의 틀은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여기서 미스터리와 사건이라는 요소를 더했다. 그야말로 튼튼한 베이스에 탄탄한 설정을 얹어 익숙하면서도 낮선 그러면서도 몰입감을 더하고 있다. 여러 곳에서 사업화 지원 선정을 받은 이유를 알 것 같다. 한국추리문학선의 열네번째 작품인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캐릭터는 더하다. 정동호와 홍련, 쉰둥이와 방울이 요렇게 짝을 지어줄 뿐 아니라 무영이라는 서브 캐릭터를 내세워 갈등을 유도한다. 거기에 장화라는 귀신 캐릭터도 독특하다. 반말을 찍찍하는 듯 하지만 악의 는 없어 보이는 귀신이랄까. 이 귀신 캐릭터가 여기에서만 쓰인다는 것이 살짝 아쉬울 지경이다. 옛날 전래동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여기에 트렌디함을 더해서 읽는 재미를 주고 있으니 6백 페이지가 가뿐하게 읽힌다.
원래는 웹소설로 연재가 되었던 작품을 책으로 만들면서 결론이 조금 바뀌었다고 했다. 철산 사건 일지라는 부제를 보듯이 장소만 바꾸면 어디서든 다른 이야기가 또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필후기에 따르면 아니나 다를까 한양 사건 일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니 다음 작품은 한양을 중심으로 홍련과 정동호가 사건을 해결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나 또한 그들을 쫓아 한양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